[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대형 석유화학단지 ‘라인 프로젝트’ 지분 일부 매각이 현지 국부펀드를 대상으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초 지분 25%를 활용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진행되는 자산 경량화 조치입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차입금이 10조원 규모로 불어난 롯데케미칼이 재무 건전성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위치한 라인 프로젝트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1일 외신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BPI 다난타라와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 협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산 로슬라니 BPI 다난타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한 후 취재진에게 “롯데케미칼 칠레곤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지분 25~30%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자금 조달 구조, 협상 시점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수 규모는 약 17억달러(약 2조48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PI 다난타라는 지난 2월 공식 출범한 국부펀드로, 인도네시아 정부 산하 국영기업과 공공 자산을 통합 관리하고 이를 전략적 투자와 국부 확대로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39억5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입해 2022년 착공한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 건설 사업으로, 지난달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지난 3월 라인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세운 법인 LCI의 지분 49% 중 25%를 매각하는 동시에 인수자와 PRS 계약을 맺은 이후 후속 조치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이런 방식으로 650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LCI 지분 24%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T)을 통해 추가로 5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각의 배경에는 자산 경량화 필요성이 있습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6조1000억원에서 10조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파키스탄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생산·판매 자회사인 LCPL의 보유 지분 전량(75.01%)을 매각하고 1275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이 밖에도 회사는 △울산 아이소프탈산(PIA) 공장 철거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법인 매각 △태양광 소재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생산 중단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LCI 등 해외 사업장 자산경량화는 다양한 차원으로 검토중이나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