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다음주(8~12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와 주요 기술주의 실적 모멘텀이 맞물리며 4000선을 중심으로 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와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이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할 것으로 분석되지만, 정책 이벤트를 앞둔 단기 변동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5일) 코스피는 전주(3926.59) 대비 4.42% 오른 4100.05에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은 전주(912.67) 대비 7.01% 상승한 976.66으로 마감하며 코스피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관련 실적 노이즈로 초반 AI 투자심리가 약화됐으나 미국 민간 고용 지표 둔화와 실업률 상승 등 경기 둔화 신호가 확인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강화됐습니다.
코스피는 대형 정보기술(IT)·자동차 등 대표 수출주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업종은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고, 원전 업종 역시 미국 내 차세대 원전 프로젝트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기술·성장주가 밀집된 코스닥 시장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가능성이 부각되며 성장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바이오·로봇·AI 관련 종목들이 지수 반등을 주도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 4일 장중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와 실적 모멘텀 회복 흐름 속에서 4000선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850~4200포인트로 제시하며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지수 하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논란이 진정되고 실적 전망도 반도체와 비반도체 모두에서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주가의 상방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주 핵심 변수는 단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입니다. 미국 고용·물가 지표 둔화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됐지만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습니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인하 속도와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공개될 점도표와 경제전망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단서로 꼽힙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될 경우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며, 실업률 전망이 상향될 경우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강화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I 섹터의 펀더멘털 점검도 시장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엔비디아·AMD 등 AI 반도체 기업의 실적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경계심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브로드컴·오라클 실적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속도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로 평가됩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오라클 실적 발표가 AI 산업의 펀더멘털을 가늠할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국내에서는 대통령-손정의 회장 회동과 국민성장펀드 출범이 AI·반도체 밸류체인에 정책적 기대를 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12월 배당 시즌 돌입으로 인한 배당 매력 부각, 3차 상법 개정안 논의, 자사주 관련 제도 변화 등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말 패시브 자금 리밸런싱과 함께 외국인 매매 패턴이 변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와 AI 인프라 확대라는 중기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반도체·AI 인프라·원전 업종을 최우선 유망 업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고성능 컴퓨팅(HPC) 중심의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과 수급이 동시에 뒷받침되는 구조라는 분석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정부의 활성화 대책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바이오·로봇·헬스케어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성장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함께 자동차는 미국 관세정책 변경에 따른 구조적 호재, 은행·증권·유틸리티 등 내수 기반 업종은 변동성 국면에서의 방어력이 부각되는 업종으로 꼽힙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전후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수혜 업종과 실적 기반 업종 중심으로 선별적인 비중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