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폴드폰 ‘매진’에…웃지 못하는 삼성

출시 직후 ‘완판’…17일 추가 물량 푼다
시장 수요에도…‘수익성 부족’ 에 딜레마
화웨이에 샤오미까지…중국 도전장 계속

입력 : 2025-12-16 오후 2:34:26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 출시 직후 매진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폼팩터(물리적 형태)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제조 난도 대비 가격이 낮게 책정되면서 판매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Z 트라이폴드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최근 출시한 트라이폴드는 판매 초기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부터 트라이폴드 추가 구입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지난 12일 트라이폴드가 판매 2분 만에 서버가 마비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삼성전자 측도 이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 초도 물량을 2000~3000대 수준으로 제한해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출고가를 웃도는 370만~400만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매물은 1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두고, 신제품 이상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시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트라이폴드에 탑재된 ‘삼성 덱스’는 외부 디스플레이와 마우스 등을 연결해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으로, 기존 태블릿 중심으로 제공됐으나 이번 트라이폴드에도 적용된 바 있습니다.
 
시장의 반응이 뜨거울수록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출고가 359만4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이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초 400만원대로 예상됐지만,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화웨이의 트라이폴드폰 역시 한화 기준 약 350만~4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어, 삼성전자 제품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전시돼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모바일 시장 전반에 확산된 메모리 수급 부담 역시 삼성전자가 트라이폴드의 초기 흥행을 마냥 반기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수요 급증으로 D램이 이른바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그 결과 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모바일 기기 제조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전년 대비 7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가 일반적으로 전체 스마트폰 부품 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전체 단가는 약 8~10%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트라이폴드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샤오미 역시 내년 하반기 트라이폴드폰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트라이폴드를 둘러싼 시장 경쟁이 빠르게 격화되면서, 폴더블폰 시장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도 ‘스페셜 에디션’을 계속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트라이폴드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 개발비 같은 걸 다 감안하면 현재 물량을 파는 것만으로는 마진율 판단이 어렵다. 어느 정도를 팔아야 투자대비수익률(ROI)이 나올지 봐야 한다”며 “증산 여부, 후속작 출시 등도 내년 시장의 수요까지 봐야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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