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SpaceX, 165회 우주 로켓 발사 신기록

비용구조 혁신으로 산업 기반 마련
기업 공개로 상업성 실증할지 관심

입력 : 2026-01-05 오전 11:32:16
2025년에 스페이스X(SpaceX)는 모두 165회 우주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2024년의 134회보다 31회가 늘었고 작년 한 해 전 세계 우주 로켓 발사 330건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한 민간기업이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은 기술적 성취를 넘어, 우주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 의미를 갖습니다.
 
로켓 발사는 더 이상 수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국가적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 항공편처럼 계획에 따라 반복되고, 지연과 실패는 관리 가능한 변수로 다루어지는 산업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로켓의 1단계 부스터(추진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로켓 발사의 비용 구조 자체를 바꾸었다. 1단계 부스터를 회수하는 장면. (사진=SpaceX)
 
재사용 로켓이 만든 비용 변화
 
스페이스X의 발사 기록을 떠받친 핵심은 재사용 로켓입니다. 팰컨9의 1단 부스터는 반복 비행을 전제로 설계됐습니다. 실제로 여러 기의 로켓 발사체가 10회 이상, 일부는 20회 가까이 사용됐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발사 비용을 낮춘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비용 구조 자체를 바꾸어 로켓 발사를 대규모 일회성 지출이 아닌, 정비와 운영비가 중심이 되는 상시적 사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이 변화는 재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발사 빈도가 늘어날수록 평균 비용은 더 낮아지고, 수익성은 개선됩니다. 반복 비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는 기술 안정성을 높이고, 이는 다시 보험 비용과 지연 리스크를 줄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165회라는 숫자는 이 구조가 이미 충분히 성숙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스페이스X의 2025년 로켓 발사 가운데 상당수는 외부 고객이 아니라 스페이스X 자체 사업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인 스타링크 유지·확대를 위한 위성 발사가 대표적입니다. 대략 9300여개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스타링크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사용료를 받는 수익 모델입니다. 현재 스타링크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은 유엔 전체 회원국의 약 80퍼센트에 이르는 155개국입니다. 지난해 12월23일자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기사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11월 5일 800만 가입자를 넘어섰으며 이후 하루 평균 2만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로켓을 쏘는 행위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입니다.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위성 수는 증가하고, 통신 품질과 서비스 범위가 개선되며, 가입자 기반은 확대됩니다. 스페이스X가 대규모 발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발사가 단기 손실이 아니라 중장기 현금 흐름을 강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는 공식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신과 투자 시장의 추정치를 종합하면, 회사의 재정 상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2023~2024년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주기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 이후, 외신 보도에 등장하는 내부 메시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통신> 등은 스페이스X가 더 이상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자본을 조달하지 않는다고 전했고, 사내 공지와 기업 설명(IP)에서는 스타십(Starship) 개발을 포함한 주요 프로젝트가 내부 현금 흐름으로 상당 부분 충당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자신도 X에서 “여러 해 동안 현금흐름 기준으로 플러스를 유지해 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재 스페이스X는 사업 부문이 셋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정부와 민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성 발사 서비스 사업입니다. 우리 정부도 정찰용 위성을 비롯해 스페이스X에 6차례 발사를 위탁한 바 있습니다. 둘째는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통신 인프라 사업입니다. 한국에서는 1월 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셋째는 스타십을 통해 달과 화성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우주 운송 사업입니다. 이 세 부문은 발사 역량을 중심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이 구조의 강점은 수직 통합에 있습니다. 로켓 설계와 제작, 발사 운영, 위성 생산, 통신 서비스까지 대부분을 내부에서 처리합니다. 이는 비용과 일정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외부 변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춥니다. 재무적으로는 고정비 부담이 크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비용 우위가 형성됩니다.
 
스페이스X의 대표 기종인 팰컨9 로켓의 발사 장면. (사진=위키피디아)
 
기업 공개, 시기와 방식에 관심
 
최근 스페이스X를 둘러싼 가장 큰 관심사는 기업 공개 가능성입니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스페이스X는 지금과는 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비상장 시기에는 장기 비전과 기술적 성취가 평가의 중심이었다면, 공개 기업이 된 이후에는 수익성, 비용 구조, 투자 회수 가능성이 보다 엄격하게 검증될 것입니다. 
 
현재 스페이스X는 비상장 상태에서도 약 8000억달러의 기업가치가 형성돼 있으며, IPO가 현실화될 경우 약 1조 달러에서 최대 1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시장 평가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스타링크 사업을 분리해 상장하는 방안이 자주 거론됩니다. 통신 사업의 안정적 현금 흐름과, 스타십을 포함한 우주 운송 사업의 장기적·고위험 비전을 분리해 평가하려는 요구입니다. 이 맥락에서 165회 발사라는 기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단순한 ‘미래 기업’이 아니라, 이미 대규모 운영 능력과 재무 체력을 갖춘 기업임을 보여주는 실증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X가 2025년에 165회의 우주 로켓을 발사했다는 것은 우주 접근이 국력 과시적 국가 행사에서 대규모 민간 산업으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는 여전히 아득하고 먼 공간이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이미 산업의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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