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 연말 주식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도세가 이어지다가 최근 순매수세로 전환했습니다. 연말 세금 대응과 차익실현 수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자금을 국내로 유입시기키 위한 대책을 내놓은 이후라 해외주식 매매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5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해 12월25일 8456만달러의 미국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30일과 31일에 각각 9165만달러, 1억4543달러를 순매도했습니다. 26일에는 4370만달러를 매수한 데 그쳤으나 올해 1월1일 들어 5억436만달러를 다시 순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주식 매매가 순매도세를 기록한 것은 8월 셋째 주 이후 약 4개월 만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24일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세제 지원 발표 가운데 개인 수급이 순매도로 전환되는 흐름이 포착됐으나, 이는 정책적 배경 외에도 연말 세금 대응 및 차익실현 수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12월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494억달러로 전월 대비 10.2% 감소했으며, 해외주식 순매수 대금은 17억달러로 전월 대비 69.3% 감소했습니다.
RIA 계좌란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으로 돌아오면 세금을 깎아주는 유턴 우대 계좌로, 최근 고환율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12월24일 발표한 일종의 당근책입니다. 양도소득세 면제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 유출된 외화의 복귀를 유도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정부는 원·달러 고환율의 요인 중 하나로 서학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당초 해외주식으로 기본 공제 250만원을 제외하면 22%의 세율이 부과됐으나 이 계좌를 통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면제(복귀 시기에 따라 감면 혜택 차등 부여)해줍니다. 대상 주식은 2025년 12월23일까지 보유한 주식에 해당됩니다. 정부는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보유 잔액 가운데 일정 부분 국내 투자 및 환헤지가 이루어지면 외화 공급 확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해외주식 투자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한 정책 가운데 하나인 RIA 효과를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결국 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국내 주식과 해외주식은 수익률 차이와 환율 요인으로 최근 보완 관계가 아닌 '대체 관계'(미국 매수 시 한국 매도)가 강화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면서 "기간과 규모가 제한적이고, 한·미 기대 수익률 차이와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달러 자산 선호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복귀 흐름이 나타날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영향으로 해외주식 보유 잔액의 10% 정도가 국내로 되돌아오면 환율은 연간 55원 정도 낮아질 수 있으나 이번달부터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RIA는 일러도 월말은 돼야 신설되고, 정책 시행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며 "세제 혜택이 강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상대 수익률이 중요하다는 점도 해외 자금 유입과 환율 하락 영향을 불확실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