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구속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전방위적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통일교 ‘3인자’였던 윤 전 본부장은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2012년 9월 사망) 사후 통일교 권력투쟁의 내분 속에서 주도권을 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발탁으로 교단 내 실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0년 세계본부장에 선임된 뒤 정치권 등 대외 활동에 주력하며 보폭을 넓혔으며, 이후 한 총재의 뜻에 반하는 무리한 사업 추진과 정치권 로비 등 의혹에 휩싸이면서 교단에서 축출되고 끝내 구속돼 ‘영어의 몸’이 됐습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진=통일교)
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08년 2월 통일교 평화통일가정당 온라인팀장 직책을 맡아 교단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국협회본부 기획국 소속으로 정책 개발과 기획 업무를 수행했는데, 2015년 한 총재의 발탁을 받아 총재 비서실 부실장이라는 요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당시 통일교는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한 총재가 주도권을 잡은 시기였습니다. 2012년 문 전 총재 사후 통일교는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었습니다. 7남 문형진씨가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한 총재가 ‘독생녀’ 교리를 내세워 빠르게 교단을 장악하며 승기를 잡았고, 이에 반발하던 문형진씨와 문국진(4남)씨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교단을 재정비할 필요성을 느낀 한 총재는 믿을 만한 인물을 물색했고 이에 발탁된 것이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정원주 전 비서실장입니다. 이후 정 전 비서실장의 친인척, 측근 등이 통일교 관련 주요 기관의 요직에 오르는데,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세계일보 사장을 지낸 동생 정희택씨가 대표적입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이와 같은 케이스로 요직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교 내부 관계자는 “정 전 비서실장이 윤 전 본부장을 발탁해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2020년 통일교의 자금과 인사 등 조직 운영과 대내외 협력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인 세계본부장에 선임된 윤 전 본부장은 이후 국내외 정치권 등으로 영향력을 넓혔습니다. 그러면서 윤 전 본부장은 효정국제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겸직하는 등 교단의 ‘3인자’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과 카지노 운영권 등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한 총재의 눈 밖에 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후 적대적 관계가 됐습니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이 구속된 이후 통일교 안팎의 시선은 정 전 실장에 쏠립니다. 특검 당시 정 전 실장은 정치권 로비에 가담한 공범으로 판단됐지만, 증거가 소명되지 않아 구속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통일교 내부에서는 정 전 실장이 윤 전 본부장을 지휘하던 위치에 있었던 만큼 경찰과 정교유착비리 합동수사본부의 칼 끝이 정 전 실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통일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전 실장과 윤 전 본부장은 사실상 ‘경제 공동체’였다”며 “하지만 두 사람 사이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틀어졌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