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분당은 성공했지만…리모델링 험난하네

입력 : 2026-01-14 오후 1:33:25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기도 분당신도시 구미동의 무지개마을 4단지가 더샵분당센트로란 이름을 달고 일반분양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발표 이후 전국 부동산 시장이 ‘정중동’ 눈치 보기 중이지만 오래된 신도시의 한복판에서 나온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13일 더샵분당센트로가 1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일반분양 평형은 전용면적 60㎡부터 84㎡까지 다양했지만 공급 가구 수는 40가구에 불과, 뚜껑을 열기 전부터 완판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26억 분양가도 완판됐는데
 
강남 대체지에서 나온 25평(전용 60㎡) 신축 분양가가 15억원 미만(최고 14억9000만원)이란 사실은 수요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3가구에 불과한 ‘미끼’였습니다. 그나마 22가구, 11가구로 물량이 조금 더 많은 78㎡형과 84㎡형은 각각 19억9700만원, 21억8000만원으로 꽤 높았습니다.
 
분당에서도 끄트머리, 오리역까지 도보로 10분 넘게 걸리는 아파트의 시세로는 과하다는 의견이 꽤 많았습니다. 그러나 분당엔 이쯤 소화할 수 있는 대기 수요자들이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84㎡형 경쟁률만 14대1이었으니까요. 참고로 60A 타입은 105대1을 기록했습니다. 전부 1순위 마감입니다. 
 
이보다 먼저 분양했던 대표 리모델링 단지도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지난해 11월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를 리모델링한 더샵분당티에르원이 분양했었죠. 가장 작은 전용 66㎡형의 일반분양가가 19억7400만원, 84㎡형은 26억8400만원에 달해 입을 떡 벌어지게 했는데 47가구 모집에 4721명이 신청, 평균 100대1 경쟁률로 마감했습니다. 분양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 결국 계약을 포기한 청약자가 있었지만 무순위로 나온 5가구는 금세 다 팔렸습니다. 
 
사실 리모델링 단지는 기존 건물을 고치는 리모델링과 새로 짓는 신축 동이 따로 있고 분양가도 다릅니다. 리모델링의 경우 구조상 제약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높은 경쟁률로 팔리는 걸 보면 주거 환경이 이미 완벽히 갖춰진 노후 신도시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이제 몇 년 후면 재건축 단지들도 본격적으로 분양을 시작하겠지만 그보다 먼저인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더삽분당센트로 홈페이지)
 
리모델링 선도지구, 아직도 갈등 중
 
그렇다면 다른 1기 신도시엔 이런 조건을 갖춘 아파트가 없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더샵분당센트로처럼 리모델링 선도지구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인 곳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만만치가 않은 모양입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신도시에도 리모델링 선도지구로 지정돼 추진 중인 단지가 있습니다. 목련마을 선경2단지는 안양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행위허가를 받은 곳입니다. 평촌신도시의 중심인 범계역과 상업지구 바로 건너편에 있는 역세권 대단지에다 범계초등학교를 끼고 있어 입지는 상당히 좋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련선경2단지는 느티마을 4단지보다 빠른 1992년 3월에 완공해 곧 서른넷 생일을 맞습니다. 입지 좋고 연식도 기준에 들고 평형도 46㎡(전용 34㎡) 77㎡(58㎡) 두 가지만 있어 이해관계를 단순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이라는 게 선도지구를 선정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겁니다. 
 
이 단지는 현재 9개동 994가구에서 한 동을 더 짓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해 1023가구로 늘릴 계획입니다. 자하3층까지 파서 지하주차장도 만들고요. 지금 주차 가능 대수는 338대, 그야말로 주차 지옥인데 이걸 1295대로 확 늘리기만 해도 체감하는 만족도가 쑥 올라갈 겁니다.
 
리모델링이라는 이슈 덕분에 목련선경2단지는 평촌에서도 어느 곳보다 주목받던 곳인데, 문제는 리모델링의 첫발을 뗀 지가 한참인데도 아직도 사업 추진이 더디다는 점입니다. 
 
부담이 커지더라도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주민들이 나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따른 예상 분담금이 대폭 늘어난 데다, 정비사업 후발 주자였던 일부 단지들이 재건축을 본격화한 것이 이곳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겁니다. 
 
2024년 7월에 재건축 추진위가 가처분 소송을 냈다가 리모델링 조합이 승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해 10월 안양시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꿈마을 금호아파트, 우성아파트, 샘마을 임광아파트 등 3개 구역을 평촌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해 발표하자 리모델링 조합의 승소만으론 갈등을 잠재울 수 없게 됐습니다. 게다가 목련선경2단지 바로 옆 3단지가 뒤편 5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목련선경 주민들도 심란했을 겁니다. 결국 아직도 리모델링과 재건축 어느 쪽인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13일 오전 군포보훈회관에서 개최된 노후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주민소통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뉴스포털)
 
재건축 고시에도 꿈쩍 않는 시세
 
평촌신도시에서 멀지 않은 산본신도시의 경우,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보다 정비사업 자체의 열기가 그리 뜨겁지 않아 보입니다. 
 
산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개나리13단지 무궁화1단지, 충무2단지2차, 율곡3단지 등 7곳이나 됩니다. 하지만 이들 시세는 한창 뜨거웠던 2021년 실거래가에서 30~40%쯤 하락한 채 3년 넘게 횡보 중입니다. 시세 4억원 아파트의 분담금이 4억원이란 말에 주민들이 시청으로 달려가 반대 시위를 펼치는 등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습니다. 
 
그러면 재건축은 좀 나을까요? 군포시는 지난달 23일 9-2단지(한양·동성·극동백두)와 11단지(주공11·장미·백합)를 특별정비구역으로 선도지구로 고시했는데요. 재건축 절차가 본격화됐음을 알린 겁니다. 그런데도 이곳 시세 역시 횡보입니다. 
 
1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군포보훈회관에서 열린 ‘군포산본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주민소통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김 기자는 이 자리에서 “경기도에 지정된 15개 선도지구 가운데 산본 9-2·11단지를 가장 모범적인 선도지구로 만들어 미래 도시의 표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는데요. 현실 속 난관을 돌파하는 데 경기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고물가 시대, 입지 환경 좋은 신도시 내 아파트들도 정비사업에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새로 공급될 수 있는 아파트는 몇 채나 될까요? 집값 잡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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