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부담)"서울 전셋집 포기"…임대차 시장 절반 '준월세'

서울 준월세 비중, 3년새 51→55%…준전세는 45→40%

입력 : 2026-01-27 오후 4:45:3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출 규제와 입주 절벽으로 인해 서울에서는 전세 매물이 잠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가 부족해지면서 월세 가격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준전세(반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더 큰 준월세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월세 중 과반은 이미 준월세고, 그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풍납현대(708가구)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전세 매물이 전무합니다. 같은 기간, 일일 월세 매물은 1~8개 수준이었습니다. 임대차 매물 고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현상은 개별 단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전세 성격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준전세가 줄어들고 준월세가 늘어나는 중입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순수 월세·준월세·준전세) 중 준월세는 6만2604건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습니다.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배에서 240배 사이인 계약입니다. 순수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배 미만,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가 넘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상대적으로 전세 성격이 강한 준전세가 줄어들고, 그 차감분을 상대적으로 월세에 가까운 준월세와 순수 월세가 나눠가지는 모양새입니다. 2022년 45%였던 준전세는 2025년 40%로 내려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준월세는 51%에서 4%포인트 올라 55%가 됐습니다. 순수 월세는 4%에서 5%로 올랐습니다. 때문에 세입자들은 보증금은 보증금대로 부담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에 대해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계속하니까, 상대적으로 보증금 액수가 높은 준전세 계약을 맺기에는 시드머니가 부족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세입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월세 부담이 큰 순수 월세도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준월세 공급을 늘리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셋집 품귀 심화…나날이 커지는 세입자 부담
 
준월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별 세입자가 져야 하는 부담은 커지는 중입니다. 2022년 서울 아파트 준월세의 겨우, 평균 보증금 9943만원에 월세 128만원이었다가, 지난해 각각 1억1307만원과 149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보증금은 13.72%, 월세는 16.40% 상승한 겁니다.
 
전반적인 월세 부담도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이번달 서울의 '월간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31.85였습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겁니다. 2024년 3월(112.58)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세입자당 임차 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집주인으로서는 새 임차인과 계약을 맺을 일이 줄어들게 된다"라며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서 실거주 의무가 확대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주택 공급 부족이 이런 부작용을 더 크게 나타나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8억~9억원인데 전세대출이 2억원까지밖에 되지 않는다. 자금 부족 때문에 전세로 갈 수 없는 세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찾게 된다"라며 "집주인으로서도 전세 보증금 전부나 일부를 월세로 바꾸는 데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이 서울에서 5%에 이르기 때문에 월세를 받는게 전세보다 더 이득이다. 결국, 월세와 전세가 뒤섞인 계약, 혹은 월세 계약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고종완 원장은 또 "특히 청년의 경우 월급이나 소득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월세만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며 "월급에서 34% 정도를 월세로 지불하고 나면,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다. '주거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월세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등 서울 시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앞으로 보유세가 더 올라가면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보유세 부담을 전가시켜야 하니까, 집주인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지해 랩장도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타이트하게 하는 한, 결과적으로 전세의 월세화를 유도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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