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제보교사'지혜복, 학교 돌아간다…법원 "지씨, 공익신고자 해당"

법원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반하는 '전보'는 불이익 조치"

입력 : 2026-01-29 오후 5:23:25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학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려다 전보 및 해임 처분을 받은 지혜복 교사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길이 열렸습니다. 법원이 지 교사의 문제 제기를 '공익신고'로 인정하고, 전보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입니다.
 
지혜복 교사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29일 지혜복 교사가 서울특별시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전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공익신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원고에 대해 내려진 전보 처분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반하는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부교육지원청이 지 교사에게 내린 전보 처분은 취소됐습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지 교사의 공익신고자인지 여부'였습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타인에 누설하면 안 됩니다. 지 교사 측은 A학교는 이를 어기고 가해 학생에게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누설했고, 지 교사는 이를 서울시교육청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공익신고자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같은 법은 공익신고 2년 이내의 전보는 불이익조치로 간주합니다.
 
반면 중부교육지원청은 지 교사의 성폭력 문제제기는 인정하면서도, 지 교사에 대한 전보는 학교 정원 감축에 따른 '선입선출 원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 교사는 공익신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지씨는 공익제보자도, 부당 전보 피해자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 교사는 눈물을 흘리며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수많은 ‘A학교’가 존재한다"며 "문제를 바로잡으려다 고통받으며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에게 이번 판결이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끝이 아니라, 더 성평등한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판결로 지 교사의 전보가 부당하다는 점이 인정되면서, 전보 철회를 요구하다 해임된 데 대해 다투고 있는 부당해임 소송에서도 지 교사가 승소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 교사의 변호인인 류하경 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보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서 해임 사유 자체가 소멸했다"며 "지 교사는 무단결근한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노무 제공을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 교사는 지난 2023년 서울 A중학교 근무 당시 교내 성폭력 사건을 인지하고 학교에 보고했으나, 학교 측의 부주의로 피해 학생의 신원이 노출돼 2차 가해가 발생하자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학교 차원의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상급 기관에 민원을 넣은 겁니다. 
 
하지만 A학교는 2024학년도 교사 정원 감축을 이유로 지 교사에게 전보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지 교사는 이를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성 전보라며 반발했고, 전보 철회를 요구하며 2024년 2월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장기간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교육청은 지 교사가 전보된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며 같은 해 9월 지 교사에 대해 해임 처분을 내렸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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