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하려던 계획이 교착 국면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엔비디아 내부에서 오픈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달 사이 지인들에게, 오픈AI에 대한 투자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최종 확정된 사안도 아니라는 점을 사적으로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또 오픈AI의 사업 운영 방식에 규율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구글과 앤스로픽 등 경쟁사들로부터 받는 압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오픈AI를 위해 최소 10기가와트(GW)의 연산 능력을 구축하는 데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거래의 일환으로 오픈AI는 엔비디아로부터 해당 칩을 임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 오픈AI는 몇 주 내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협상은 초기 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진전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양측은 협력 관계의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논의에서는 오픈AI가 진행 중인 투자 라운드에 엔비디아가 참여해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오픈AI 관련 기회나 기타 잠재적 투자에 대해 최종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어떠한 투자도 예상된 조건으로 완료되거나, 아예 성사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달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아직 오픈AI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오픈AI를 둘러싼 우려의 상당 부분은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니’ 앱의 성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앤스로픽 역시 ‘클로드 코드’라는 인기 있는 AI 코딩 에이전트를 앞세워 오픈AI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오픈AI가 최근 들어 ‘탈 엔비디아’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인 것 역시 엔비디아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실제로 오픈AI는 엔비디아와의 투자 파트너십을 발표한 지 불과 2주 만에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와 AI 칩 공급에 대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AMD 지분 10%를 인수할 수 있는 선택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2024년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업해 자체 AI 칩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픈AI 대변인은 WSJ에 “양사가 파트너십 세부 사항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엔비디아 기술은 초기부터 우리 혁신을 뒷받침해 왔고, 현재 시스템의 핵심 동력이자 향후 확장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 대변인 역시 “우리는 지난 10년간 오픈AI의 주요 협력사였다”며 “앞으로도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