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미국 텍사스주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업체를 ‘금지 기술 목록’에 포함해 영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앞서 중국 통신업체들을 겨냥한 제재가 가해진 데 이어 가전업체까지 규제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당장의 반사이익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입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중국 가전업체 TCL의 부스에 관람객들이 모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 등 가전업체를 비롯해 알리바바, 바이두, PDD(판둬둬·테무) 등 주요 중국 테크 기업들 망라된 ‘금지 기술 목록’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술과 제품은 텍사스주 정부 직원과 공공기관의 업무용 기기와 장비에서 사용이 제한됩니다. 중국 기업들의 고질적 논란거리인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미국에서 다시 한번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직접적인 판매 금지는 아니지만, 주 정부 차원의 규제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누적될 경우 소비자 신뢰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사용 제한을 받은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에 대한 직·간접적 제재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네트워크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기업 장비에 대한 신규 승인 절차를 제한하고, 필요할 경우 기존 승인까지 철회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했습니다. 이후 미국 주요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는 중국산 홈 보안 카메라와 스마트워치 등의 제품이 잇따라 삭제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국내 가전업계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양사는 가전 사업에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부담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동시에 작용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대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가전업계는 사실상 미국이 최대 단일시장인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소비재 수출 동향과 유망 시장’에 따르면 가전제품 수출시장 집중도는 미국이 2023년 51.8%, 2024년 49.3%를 기록하는 등 대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가전업계는 반사이익에 안주하기보다 제품 경쟁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가 제품에서 강하니까 저가 공세를 하는 거고, 국내 업계는 계속해서 프리미엄 제품을 강조하고 언급해왔다”며 “북미는 메인 프리미엄 시장이기도 한 만큼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