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 끝 아니다…다음은 '주가누르기방지법'

1·2차 상법 개정 이어 '마지막 퍼즐' 완성
"갈 길 멀다"…이 대통령, 입법 과제 언급
K-자본시장 특위, 시장 점검 후 의견 취합

입력 : 2026-02-25 오후 6:24:2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의 절차가 일단락됐습니다.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끄는 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옛 코스피5000특위)가 다음 과제를 추리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언급하면서 새 입법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차 상법 개정안, 국힘 반대 속 '국회 통과'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6인 중 찬성 175인, 기권 1인으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가결했습니다. 해당 법안에 반대하며 전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자사주는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예외로 인정하도록 했습니다. 회사 대주주가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지난해 7월3일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약 한 달 뒤 '2차 상법 개정안'까지 통과시키면서 민주당은 국내 증시 개선에 고삐를 당겼는데요.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며, 2차 상법 개정안은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더니 이날 6083.86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6000 고지를 뚫었습니다. 이 같은 파죽지세에 힘입어 민주당은 상법 개정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3차 개정안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코스피 6000 돌파를 축하하며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하고 이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국가가 정상화되니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됐던 주식시장도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금은 시장의 시간"…다음 과제 '시동'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서 3차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기업들도 대다수 수용하고 국민도 주주도 환영하는 이런 개혁 입법을 왜 밤까지 새며 극한 반대하는 지,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는 짧은데 갈 길이 멀다"며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했습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주주가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상속 지분을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공정가치평가)으로 과세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기업 오너가 상속 시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겁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있습니다.
 
이 밖에 민주당 차원에서 제시한 5대 과제의 일환인 △자본시장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보완이 있습니다. 나머지 2개는 3차 상법 개정 및 세법 개정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입니다.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 경제수석부의장은 지난 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K-자본시장 특위를 통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5대 핵심 과제'를 연내 달성하도록 추진하겠다"며 "자본시장 체질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코스피 6000, 7000 그 이상까지도 현실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우 중복 상장 제한과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의무공개매수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기업 인수자가 상장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을 추가로 공개매수 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대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이득을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K-자본시장 특위는 '3월 주총 시즌'을 점검하며 바뀐 제도의 실질적인 작동 여부를 살피고, 향후 과제를 추리겠다는 계획입니다. K-자본시장 특위 관계자는 "5대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작동을 먼저 점검해 보고, 법무부가 만들어놓은 이사의 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의 시간"이라며 "이사의 충실의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제도 개선 의견을 취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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