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산업계 ‘충격파’…장기화 가능성에 ‘신음’

호르무즈 해협, 한국 원유 수송선 7척 묶여
사태 장기화 시 반도체 생산 차질 가능성도
“미국 등 원유 수급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입력 : 2026-03-05 오전 11:54:57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지역 분쟁이 확산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충격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물류 운임 비용 증가 등 직접적인 여파가 한국 산업계에 들이닥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 원유 수송선 7척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이란의 결사항전 의지로 인해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복합 위기가 덮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집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제계 중동사태·관세협상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대미 통상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 사태까지 발발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과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면 당장 에너지, 해운 등 산업은 물론 중동 수출·프로젝트 등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이 막 시작된 상황에서 관련 업계 애로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 이란 사태 여파는 산업계 전반에 충격파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국적 선박 40척이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제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200만배럴 규모의 HD현대오일뱅크 2, GS칼텍스 1척 등 원유 수송선 7척이 발이 묶여 있다고 했습니다. 200만배럴은 한국 전체의 1일 석유 사용량에 해당합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에 향후 7~8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정돼 있지만 중동 사태 장기화로 건설이 지연될 경우 장기적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또한 반도체 핵심 소재인 헬륨 등을 중동에서 90%가량 조달하고 있는 만큼 사태 장기화 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란이 걸프국 등지로 공격 범위를 넓히고 결사항전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질수록 현재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정유·석화·항공 등 외에 산업계 전반이 복합 위기에 처할 공산이 큽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기적인 상황만으로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에 유가·물류·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이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사태 장기화에 따른 복합 위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운임 비용이 늘어나는 것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수출 기업들의 직접적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산업계 전반을 보더라도 물류 운임 증가에 따른 물동량 위축, 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 등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동에 항상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수급 공급망의 다변화 필요성이 매우 크다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미국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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