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협력사 상생 확대…산업 생태계 구축 본격화

로템·한화, 잇따라 협력 방안 공개
K2 전차 생산 시 업체 300곳 필요
“수출 위해 협력업체 경쟁력 필수”

입력 : 2026-03-10 오후 2:45:1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정부의 상생 협력 강화 기조에 발맞춰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확대하며 방위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방산 기업들이 해외 대형 계약을 잇따라 수주하며 수출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에 따라 협력사 공급망의 안정성과 기술력 확보가 산업 전반의 지속 성장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국회와 67개 협력사, 현대로템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일 경남 창원특례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2026 현대로템 디펜스 상생협력 컨퍼런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최근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9일 ‘K-방산 상생 협력 추진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부품 국산화 이후 해외 수주에 성공하면 절감된 비용을 협력사와 나누는 ‘상생 성과 공유제’를 신설한 것이 핵심입니다. 협력사의 미래 무기 개발과 국산화 연구개발(R&D) 지원도 향후 2년간 총 2000억원으로 확대합니다. 동반성장펀드 역시 기존 7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늘려, 협력사 요청 시 투자·운영 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간 300억원 규모의 ‘혁신 성과 공유제’를 도입했습니다. 협력사가 첨단 방산 기술 개발과 핵심 부품 국산화에 나설 경우 연구개발비와 시설·인프라 투자비 등을 전액 지원합니다. 정부 R&D 프로그램 참여 시 발생하는 협력사 부담금도 모두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협력사가 계약 첫해 성과를 내면 보상을 전액 환원하고, 이후에도 성과의 50% 이상을 배분하는 ‘연계형 인센티브’를 운영합니다. 동반성장펀드 규모도 기존 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확대했습니다.
 
KAI는 단가 인상을 포함해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을 협력사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소 협력사가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장비 구매 자금을 연 100억원 규모로 저금리 대출해 금융 부담도 낮췄습니다. LIG넥스원은 2024년부터 원재료 가격 변동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했습니다. 주요 협력사들과 해외 공동 수주 마케팅에도 나서며 수출 확대를 위한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국내 방산업계의 상생 협력 확대에는 정부의 정책적 촉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방산 기업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분야인 만큼,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해 산업 생태계 육성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부담과 방산 생태계 내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수출 확대에 따른 공급망 경쟁력 확보 역시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9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년 세계 무기 이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1~2025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9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유럽 내 29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무기 수입이 직전 5년 대비 143%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 점유율 8.6%로 미국(58%)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공급국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수출이 확대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생산과 납품을 위해서는 협력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K2 전차 한 대를 완성하려면 엔진과 관측장비, 통신장비 등 수천 개의 부품이 필요하며, 이를 공급하는 협력사만 수백 곳에 달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K2 전차 1대를 생산하는 데 참여하는 협력사는 1차 벤더 약 300곳, 2차 벤더는 10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수출은 단일 기업의 역량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과 생산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속적인 상생 협력을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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