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고금리 기반 실적 호황을 이어오던 국내 주요 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하락이라는 구조적 압박을 맞으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둔화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대출금리 상승 여력이 제한된 반면, 예금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입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익성 지표에서는 하락 전환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은 은행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통해 얻는 이자수익의 비율을 의미하는 핵심 수익성 지표인데요.
5대 은행을 보면 이러한 흐름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연간 NIM은 대부분 전년 대비 낮아졌습니다. KB국민은행은 1.78%로 0.05%p 하락했고, 신한은행은 1.58%로 0.04%p, 하나은행은 1.47%로 0.12%p, 우리은행은 1.44%로 0.12%p, NH농협은행은 1.88%로 0.08%p 각각 떨어졌습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와 조달 비용 부담이 겹치며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일부 은행들이 조달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구조적인 마진 축소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출 성장 둔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제2금융권이 3조3000억원 늘어나며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정책 환경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규제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율 역시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대출 취급 기준을 강화하며 자산 성장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습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년 말(0.38%) 대비 0.15%p 상승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 전반에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은행권은 고금리 기반 실적 호황 국면을 지나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적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지표 둔화가 이어지며 이익 정점 통과 여부를 둘러싼 논의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확대됐던 이자이익 효과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출 성장과 자산 건전성 관리 능력이 은행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