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정부가 최근 국내 복합리조트(IR) 건립을 골자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주변국 환경 변화에 따른 ‘공급과잉’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동시에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중국 정부의 배타적 정책 수행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6일 (사)한국관광학회 등의 주최로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제77차 한국관광학회 학술대회’ 발표자들의 준비자료에 따르면, 국내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한 학계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달았다.
송학준 배재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카지노 시장은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카지노 이용에 따른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면 중국 정부가 배타적 정책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효과적인 수요관리 정책이 전제되지 않은 IR 개발은 자칫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원석 경희대 복합리조트게이밍연구센터장도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대형 IR이 지속적으로 증설되고 있고, 일본, 대만, 러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변국들이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외부 환경에 따른 IR 공급과잉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특히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반(反)부패 정책으로 마카오 카지노의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국내 카지노 산업이 과도하게 중국시장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이충기 경희대 교수 등 12명의 관광학 관련 교수들은 최근 '복합리조트 수요예측'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LOCZ코리아, 파라다이스시티 등 영종도에 개장할 2개의 IR 외 추가 허가 여부는 이들 IR 개장 후 수요 등을 봐가며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반면 최승용 삼정 KPMG 이사, 김경년 ㈜시엔디 대표 등은 영종도 IR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형화·집중화·투자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종의 대형 IR 타운을 조성해 중국 등 주변국의 수요를 흡입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반론이다.
조광익 대구카톨릭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카지노 정책이 한국사회와 시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외국자본을 위한 것인지” 되물으며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북 새만금, 전남 무안, 경북 등에 카지노 IR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카지노 전담 감독기구, 카지노 종사원 등록제, 전문모집인 등록제, (가칭)카지노 IR 통합법 마련, 카지노 허가 유효기간 및 갱신제 도입 등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