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세 외교→IAEA 용인→미국 두둔'…8월 방류 초읽기

나토 회의 계기 만난 한일 정상…오염수 방류 '분수령'

입력 : 2023-07-13 오전 6:00:0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AP4) 정상회동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를 시작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용인, 일본에 힘 실어준 미국의 외교전략 등이 겹치면서 윤석열정부가 궁지에 몰렸습니다. 일본 정부가 예정대로 오는 8월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경우 외교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 '들러리 외교'가 부른 참사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등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과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습니다.
 
전 세계의 시선은 일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에선 일본 정부가 오는 8월 말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란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오염수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IAEA의 최종보고서가 나온 데 이어 우리 정부도 IAEA와 사실상 같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는 자신감을 갖고 인접국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적극 저지하지 못한 데에는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의 대일본 저자세 외교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동안 일제 강제동원 배상 방안 문제를 한일 양국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이 민감해하는 사안에 대해선 언급을 최소화했습니다. 이번 오염수 문제에서도 윤 대통령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 IAEA는 지난 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7일 IAEA 보고서와 유사한 결과를 내놓으며 이에 동조했습니다. IAEA에 이어 우리 정부마저 오염수 방류에 힘을 실어주게 되면서 일본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IAEA 보고서 과학 기반"…일본에 힘 실어준 미국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반대 여론이 높은 나라들을 직접 찾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7일 한국을 방문했지만 방한 기간 내내 일본의 오염수를 적극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을 두고선 "원자력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하는 말이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태도도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초에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해 왔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은 (해양 방류) 계획을 IAEA와 사전에 조율해 왔다"며 "IAEA는 과학에 기반을 두고 투명한 절차를 수행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은 IAEA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에 오염수의 안전성을 적극 알리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사회에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인정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나섰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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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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