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넓히는 임베디드 보험

보험사, 플랫폼 기업과 제휴 잇달아
시장규모 3년새 2배 성장

입력 : 2024-05-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보험사들이 임베디드 보험 확대에 나섰습니다. 인슈어테크 업체들과 제휴하거나 신상품 개발을 위해 공모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업권 확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위주로 이뤄지는 임베디드 보험 특성상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KB손해보험·카카페이손해보험 등이 임베디드 보험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임베디드 보험은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보험사의 보험상품이 내장돼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 파손 보장·보증기간 연장 서비스 등을 말합니다. 여행 플랫폼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할 때도 플랫폼 내 임베디드 보험에 가입하면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각종 임베디드 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의 인슈어테크사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병원 예약 플랫폼 굿닥과 제휴를 맺고 건강 서비스 보험을 출시합니다. 가입 완료와 동시에 식중독 입원, 특정법정감염병진단 등 8가지 담보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장기간은 1년이며 굿닥에서 병원 접수나 예약을 하면 가입 동의를 거친 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삼성생명은 또 다른 인슈어테크 기업 오픈플랜과 제휴를 맺고 일상생활플랜보험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재해로 인한 사망·장해부터 수술·입원·응급실 내원 등 다양한 사고에 대한 보장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2일~3년까지 보험기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보도 인터파크트리플과 제휴를 맺고 여행취소보험을 내놨습니다. 여행 취소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보장해주는 보험입니다. 해외여행 중 발생한 사고만 보장하는 여행자보험과 달리 고객 변심에 따른 여행 취소 수수료도 보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올해 임베디드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보험업 밖 상품과 서비스에 보험을 결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업권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KB손보의 경우 임베디드 보험 판매를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상품 아이디어 공모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임베디드 보험 상품을 기획하겠다는 목적입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다양한 업권 플랫폼과 얼마나 제휴를 많이 맺느냐가 핵심"이라며 "디지털과 빅데이터 활용 증가로 임베디드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 개발과 관련해 고객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고, 고객들은 별도 보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성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험업계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품과 보험을 결합 판매하는 임베디드 보험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임베디드 보험시장은 지난 2021년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 20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지고, 오는 2030년 95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임베디드 보험 시장은 판매 규제가 높은 편입니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원래 보험 같은 금융상품 판매는 불완전 판매를 줄이기 위해 상품의 중요 사항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임베디드 보험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고객이 임베디드 보험료를 별도로 납부하지 않지만 보험 탑재 유무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인적 서비스 위주로, 손보사는 물적 서비스 위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비대면 설명의 한계를 극복할 판매 준칙 등이 개정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들이 비보험사 플랫폼에서 전자제품 등을 구매할 때 파손 보장 등을 해주는 임베디드 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 할인판매 중인 가전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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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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