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거래 가뭄에도 집값 요지부동…내 집 마련 '아득한 꿈'

소득보다 아파트값 상승 더 빨라…신축 분양가도 고공행진

입력 : 2025-05-07 오전 6:00: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국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도 실종된 모습입니다. 비교적 거래가 잘되던 강남3구도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는데요. 통상 이렇게 거래가 줄면 가격이 내리기 마련인데, 집값은 요지부동입니다. 여기에 소득 수준은 정체돼 내 집 마련 꿈은 그야말로 '꿈' 같은 일이 되고 있습니다. 계층 간 자산 불평등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해집니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68건으로 전월(3월 9632건) 대비 68.4% 감소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2월(2715건)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서초구는 3월 384건에서 4월 11건으로 줄어들며 97.1% 감소해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강남구는 800건에서 32건으로 96% 줄었고 용산구는 259건에서 11건으로 95.8% 감소했습니다. 송파구도 852건에서 46건으로 94.6% 감소했습니다. 
 
거래는 급감했는데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지역 아파트 전용면적 84㎡(국민평형·국평)의 평균 매매가는 14억5981만원, 평균 전세보증금은 6억5292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매가는 25.5% 상승했고, 같은 기간 전세보증금은 2.3% 올랐습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선 서초구 '국평'의 평균 매매가가 28억8074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서울 평균을 100%라고 볼 때 197% 수준인데요. 이어 강남구 173%, 송파구 134%, 용산구 128%, 종로구 124%, 성동구 111%, 마포구 110%, 광진구 103% 순으로 총 8개 지역의 평균 매매가가 서울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아파트 PIR 11.3배…청년층 주거불안 더 커져
 
내 집 마련 문턱은 더 높아졌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PIR(가격 대비 소득)은 2014년 4분기 8배에서 지난해 4분기 11.3배로 늘었습니다. 중위소득으로 중위 가격 아파트를 사는 데 11년 넘게 걸린다는 의미인데요.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아파트값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입니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고령층과 젊은층 간 불평등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전체 주택 소유자 4명 중 1명(25.2%)이 50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뒤를 이어 이어 60대(22.8%), 40대(21.2%), 70대(12.0%), 30대(9.5%)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주택 소유자의 절반(48.0%)은 50·60대인 셈입니다.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2023년 기준 25만2000명으로 전년(27만4000명)보다 8.02% 줄었습니다. 30대 주택 소유자 역시 2021년 164만7000명에서 2022년 154만1000명으로 6.43% 감소한 데 이어 2023년 148만명으로 3.95% 줄었습니다.
 
청년층의 주택 소유 감소에는 소득 대비 높은 분양가 상승률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전국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10년간 110.1% 급증했습니다. 반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15년 372만원에서 지난해(3분기 기준) 511만원으로 37.4%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아파트 분양가가 소득 대비 3배 넘게 치솟은 셈입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그들의 삶 전체를 좌우합니다. 점차 늦어지고 있는 결혼과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 등은 그들의 고민하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몸부림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달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담길 공약에는 서민들이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부동산 시장 정책을 기대합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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