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서울에 사는 40대 신모씨. 가족의 달인 5월 첫 주말 가족들과 모처럼 여행을 떠났는데요. 동생들 내외와 아이들까지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모였습니다. 작년까지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여러 식재료를 두루 구입했지만, 올해는 간소하게 장을 봤습니다. 신씨는 "껑충 뛰어버린 가격은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다"면서 "대가족이 모이다 보니 그나마 저렴한 제품 위주로 구입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도 오르고 외식 물가도 오르고, 그야말로 밥 먹기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지난달 삼겹살 값은 소비자가격이 100g당 248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8% 올랐습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에 최대와 최솟값을 제외하고 3년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는 7.9% 상승했습니다. 삼겹살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나 봤더니 국산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수입산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인데요.
부담 없는 서민 음식으로 불리던 삼겹살, 식당에서도 금겹살이 된 지 오래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를 보면 3월 기준 서울 지역 고깃집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은 2만276원이었습니다. 작년 5월 처음으로 2만원을 넘어선 뒤, 2만원대를 유지하는 중인데요. 삼겹살 1인분 가격은 2014년 2월 1만3743원이었으나 2017년 12월 1만6000원을 넘었고, 2022년 2월 1만7000원을 돌파했습니다. 같은 해 7월 1만 8000원을 넘었고, 2022년 12월 1만9000원대에 진입했죠. 2023년에도 1만9000원대였는데 작년에 2만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삼겹살만 가격이 올랐을까요. 한때 '가성비 갑'을 자처하던 짜장면도 더는 서민 음식이 아닙니다. 10년 전 4500원이던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지난해 7423원까지 올랐습니다. 평균 가격이 이렇다는 것이지, 실제 서울 시내 중국 음식점에선 1만원을 넘는 곳도 많아졌죠. "이젠 짜장면도 사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김밥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김이 아니라 금에 싸 먹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 외식지수는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했을 때 74.5%나 뛰었습니다. 각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기본 김밥은 5000원을 소폭 밑도는 4500~4900원 수준이지만, 여기에 치즈나 크래미, 땡초, 멸치 등 다른 종류의 김밥을 시키면 6000~7000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됩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은 부담을 토로합니다. 그런데 자영업자들도 난감하긴 매한가지입니다. 한 중국집 사장은 "재료비 부담 때문에 가격을 안 올릴 수 없다"면서 "손님은 줄고 마진도 줄어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외식업계에서도 "외식 물가 상승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이 지속하는 한 가격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외식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