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종합가전 기업 쿠쿠가 푸드테크 로봇 솔루션을 앞세워 외식업계 시장 확장에 나섭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매장 운영 전반을 스마트하게 혁신해나가겠다는 포부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체험해본 결과, 쿠쿠 푸드테크 로봇 솔루션의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공간 활용도 제고를 위한 '낮은 키'의 서빙로봇, 그리고 '로봇 통합 관리 플랫폼(HMS·SRMS)'이 핵심입니다.
좁은 매장·피크 타임에도 강한 '낮은 키' 서빙 로봇
1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푸드 2025' 전시회. 수많은 관람객으로 붐비는 전시관 한가운데서 쿠쿠의 서빙 로봇이 유유히 트레이를 옮기며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눈에 띈 점은 기존 자율주행 서빙 로봇과는 달리 ‘낮은 키’를 갖춘 설계였습니다. 30㎝, 50㎝ 높이의 서빙로봇은 트랙 테이블 위에 움직이고 있어,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도 부딪힘 없이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쿠쿠가 처음 선보인 서빙로봇은 낮은 키가 특징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쿠쿠 관계자는 "좁은 매장이나 좌석 간 간격이 촘촘한 곳에서 유리하도록 설계한 구조"라며 "기존 로봇과 달리 설치형 트랙을 함께 사용하면 안정성과 활용도를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랙 설치 시 별도 인프라 구축 비용 없이도 서빙로봇을 전천후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빙로봇 5대 렌탈 비용은 월 200만원 수준으로, 인건비 대비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한 명이 다섯 대 조종…'통합 관제'로 관리 효율 ↑
로봇 자체만큼이나 주목받은 기술은 '로봇 통합 관리 플랫폼(HMS·SRMS)'이었습니다. 로봇 통합 관제 시스템(HMS)과 ‘마스터 태블릿 시스템(SRMS)으로 구성된 플랫폼은 매장 내 모든 로봇을 하나의 디지털 허브로 연결합니다.
서빙로봇 5대를 모두 관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 화면. 서빙로봇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운영자는 태블릿 하나만으로 여러 대의 로봇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 시 개별 제어도 가능합니다. 각 로봇의 작동 상태는 물론, 고장 여부나 충전 상태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인력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특히 서빙로봇 5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1인 운영 매장'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로봇과 함께 밥솥 또한 로봇관제 시스템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로봇 통합 관리 플랫폼(HMS & SRMS).(사진=뉴스토마토)
자동 튀김·전기그릴…조리까지 맡기는 로봇 라인업
서빙 로봇 외에도 자동 튀김 로봇과 전기 그릴·회전식 꼬치 로봇이 함께 소개돼 주방의 자동화 수준을 높였습니다. 자동 튀김 로봇은 메뉴별 레시피 설정은 물론, 자동으로 기름을 털어주는 기능까지 갖춰 균일한 조리 품질을 높입니다. 꼬치 구이 로봇은 꼬치를 자동으로 회전시키며 조리하고, 향후 생선 구이 등 더 큰 재료도 조리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입니다.
전기 그릴·회전식 꼬치 로봇.(사진=뉴스토마토)
쿠쿠 관계자는 "매장을 '스마트 팩토리'처럼 운영해 한 사람이 여러 로봇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제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기존 로봇들이 피크 타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쿠쿠의 로봇은 매장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동선을 확보, 피크 타임에도 높은 가동률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동 튀김 로봇.(사진=뉴스토마토)
제품 아닌 플랫폼…쿠쿠의 로봇 전략
이번 쿠쿠의 로봇 솔루션 출시는 국내의 한 로봇 스타트업 기업과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는데요. 쿠쿠는 앞으로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플랫폼 기반의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본격 도약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쿠쿠만의 특성을 살려 외식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 로봇'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공간 제약이 큰 로봇 팔처럼 복잡한 형태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속형 로봇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쿠쿠 관계자는 "실제 매장처럼 시뮬레이션한 환경에서 로봇들의 가동률과 동선을 테스트하며 실효성을 검증했다"며 "앞으로는 콘텐츠와 마케팅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쿠쿠는 이번 박람회를 기점으로 소량 생산 체계에서 벗어나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할 방침입니다.
쿠쿠가 '서울푸드 2025'에서 푸드테크 로봇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