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호흡 하나 바꿨을 뿐인데…삶의 질이 달라진다"

입으로 숨 쉬면, 온갖 병이 찾아와
무너진 숨, 되찾은 삶… 신효상 원장의 건강 제안 '호흡 리셋'

입력 : 2025-06-13 오전 9:53:02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신효상의 『호흡 리셋』. (사진=이덴슬리벨)
 
[뉴스토마토 임삼진 기자] 100세 시대, ‘호흡’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게 늙는 지름길일까요.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통증의 근본 원인을 추적해온 신효상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그 해답을 ‘숨 쉬는 법’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최근 출간한 건강서 『호흡 리셋』(이덴슬리벨 출판)을 통해 “호흡은 단순한 생명 유지 행위를 넘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면역계, 근골격계까지 총괄하는 핵심 기능”이라며, “잘못된 호흡 습관이 통증과 질환의 씨앗이 된다”라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호흡을 바로잡는 것만으로 만성통증은 물론, 불면증, 스트레스, 심지어 소화불량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자 신효상 원장은 “진료실에서 매일 만나게 되는 환자들이 반복해서 겪는 통증 뒤에는 공통적으로 ‘잘못된 호흡’이라는 그림자가 있었다”라며 “입을 다물고 코로 숨 쉬는 ‘가로막 호흡’이야말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합니다. 
 
“입으로 숨 쉬면, 병이 찾아온다”
 
인간은 원래 코로 숨 쉬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 증가, 구부정한 자세, 꽉 끼는 복식 등 현대인의 생활 습관은 자연스러운 호흡 패턴을 파괴했습니다. 목과 어깨 위쪽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얕고 빠른 ‘상부 흉식 호흡’이 일상화되며 면역력 저하와 만성질환의 위험을 키웁니다. 
 
신 원장은 “구강호흡은 감기, 축농증, 알레르기 질환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과 인지기능 저하, 측만증,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비정상적 호흡 습관은 평생 자세와 호흡,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해외 연구에서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미국 내 초등학생 1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으로 숨 쉬는 아동이 학습 능력과 면역력 모두에서 열세를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코호흡을 하는 또래에 비해 주의력 결핍(ADHD) 증상이 더 많았고 수면 중 무호흡, 코골이, 집중력 저하, 잦은 감기와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입호흡은 단지 호흡 방식의 문제를 넘어 아동기의 두뇌 발달과 면역체계 형성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코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호흡 리셋』의 저자 신효상 닥터베어풋 신효상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 (사진=이덴슬리벨)
 
“호흡 하나 바꿨을 뿐인데…삶의 질이 달라졌다”
 
『호흡 리셋』은 이론적 설명을 넘어 실천 가능한 훈련법을 제시합니다. 가로막 호흡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자세 교정법, 호흡 리듬 맞추기, 실내 호흡 환경 개선법 등이 구체적인 사진과 함께 소개됩니다.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호흡 상태를 체크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눈에 띕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순히 ‘숨 쉬는 법’을 바꾼 것만으로 만성 두통과 자율신경계 이상, 근육통 등 복잡다단한 증상이 개선됐다는 수많은 임상 사례입니다. 저자는 “진료 시간이 짧아 환자에게 다 전하지 못한 내용을 책으로 담았다”며 “단 한 줄이라도 실천해보는 순간, 몸의 반응이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2022년 도쿄대학교 의과학연구소 연구진은 학술지 <첨단생리학(Frontiers in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로막 호흡이 자율신경 안정화 및 면역 기능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참가자 60명을 대상으로 하루 10~15분간 코 중심의 심호흡 훈련을 4주간 실시한 결과, 심박변이도(HRV) 수치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며 부교감 신경 활성화와 스트레스 저하가 관찰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면역 지표(인터루킨-6, 종양괴사인자-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는 훈련군에서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목 통증과 허리 통증, 불안감 등의 자율신경계 증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흡 리셋』은 화려한 치료법이나 고가의 장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꾸준한 실천을 강조합니다. 신효상 원장은 “입으로 숨 쉬지 않도록 입을 테이프로 붙이고 자는 훈련, 맨발 걷기, 허리를 펴고 앉는 법 등 모든 방법은 간단하지만 꾸준함이 요구된다”라고 실천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이는 ‘비용 없는 건강 혁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호흡과 수면, 식습관을 바꾸는 행동은 약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합니다. 
 
‘골골백세’ 아닌 ‘건강백세’ 위한 첫걸음
 
출산 직후의 아기는 자연스러운 복식호흡을 합니다. 『호흡 리셋』은 그 ‘처음의 숨’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안내합니다. 저자는 “숨을 어떻게 쉬느냐에 따라 삶의 질, 병의 가능성, 심지어 수명까지 달라질 수 있다”며 “숨은 우리가 늘 함께하면서도 가장 무심히 대하는 존재다. 하지만 바로 그 숨이 병을 부르고, 또 치유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대는 “복식 호흡(또는 배 호흡)은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증가시키고 신경계를 자극해 평온한 상태를 유발한다. 매일 20~30분 동안 집중 호흡을 실천하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데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집중적인 복식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몸의 치유는 결국 면역력 향상과 혈액순환 증가에 달려 있다. 코로 호흡하는 것 자체가 면역력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코는 일산화질소의 저장소이기도 하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 이 기적의 분자가 폐 아래 깊숙이 전달되는데 특히 가로막(횡격막) 호흡을 이용하면 일산화질소가 훨씬 더 깊은 쪽까지 구석구석 전달된다”라고 설명합니다. 
 
누구나 매일 수만번씩 반복하는 ‘숨’, 그 기본으로 돌아가는 연습이야말로 ‘골골백세’가 아닌 ‘건강백세’를 위한 첫걸음일 수 있습니다. ‘호흡 리셋’을 통해 우리의 숨을 되돌리고, 삶을 되찾을 시간입니다. 
 
입호흡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사진=이덴슬리벨)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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