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민들은 사회적 대화 필요도가 가장 높은 의제로 일터 안전, 격차 해소, 일자리 문제를 꼽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 취업난 해소와 노후 소득 보장, 계속고용 등 세대 간 방안 마련은 핵심 과제로 꼽히는데요. 한계에 다다른 산업구조의 전환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인공지능(AI) 확산·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교육 등 선택권 강화도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복합위기 시대, 사회적 대화 의제 국민 인식조사(지난 6월25일부터 7월3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결과를 보면 '안전', '격차', '일자리' 문제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안전·격차·일자리 '국민적 관심↑'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복합위기 시대, 사회적 대화 의제 국민 인식조사(지난 6월25일부터 7월3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결과를 보면, 총 25개 의제 중 사회적 대화 필요도가 가장 높은 의제는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과 '청년층 취업난 해소 대책'으로 각각 4.29점, 4.27점을 받았습니다.
'국민연금·퇴직연금 등 노후소득 보장 방안(4.18점)'과 '고용·산재·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4.15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갈등 완화(4.13점)' 등도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육아휴직 등 일육아 양립 정책 확대(4.13점)', '직장 내 노사 간 소통·협의 활성화(4.07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4.03점)', '고용 형태 다양화에 따른 종사자 보호 방안(4.01점)', '대·중소기업 및 원·하청 간 격차 해소(4.01점)' 등의 순이었습니다.
특히 상위권을 차지한 '직장 내 조직문화', '차별 및 격차 해소',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위기' 분야 의제들은 '안전', '격차', '일자리' 문제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육아휴직 등 일육아 양립 정책 확대', '휴가·휴식 제도 개선' 등 워라밸 관련 의제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40~60대는 '노후 소득 보장' 의제가 높았습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7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기준 제조업 종사자가 1만명 줄면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층 취업난…근로조건 개선해야
5대 분야별 중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위기 분야와 관련해서는 '청년층 취업난 해소 대책'이 사회적 대화 필요도와 우선순위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청년 고용 사정을 비춰 국민들은 미래세대인 청년 일자리 문제의 시급성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을 꼽고 있는 겁니다.
청년층 취업난 해소 대책에 이어 '60세 이상 근로자의 현 직장 계속 고용'도 중요, 시급 의제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년 연장 논의나 국민연금 수급 연령 단계적 상향,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과 맞물려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입니다. 다만, 청년 일자리와 60세 이상 계속고용 대책 마련 시 세대 간 일자리 상충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리적 방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차별 및 격차 해소도 풀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사회의 계층 간 격차,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 해소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조건 개선' 의제의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높게 본 것은 해당 의제 해결에 상당한 비용 부담이 수반되고 이해관계의 복잡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더욱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의제로 꼽은 '대·중소기업 및 원·하청 간 격차 해소'와 '고용 형태 다양화에 따른 종사자 보호 방안'은 노사정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전체 취업자의 88.6%가 300인 미만 종사하는 등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이 높은 데다, 특고·플랫폼 종사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기업 규모·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 격차 해소를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는 게 경사노위 측의 설명입니다.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복합위기 시대, 사회적 대화 의제 국민 인식조사(지난 6월25일부터 7월3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결과를 보면 '안전', '격차', '일자리' 문제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4.5일제 등 기대감…AI 시대 변화 필요
일·생활 균형 분야와 관련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및 다양한(유연한) 근로시간 활용'을 가장 중요, 시급 의제로 응답하면서 주4.5일제, 실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직장 내 조직문화 분야와 관련해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이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제1과제로 조사되면서 일터의 안전 확보가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라는 점을 방증했습니다.
'직장 내 노사 간 소통·협의 활성화'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갈등 완화' 등도 꼽고 있어 상생 협력적 노사관계나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에 대한 중요성이 높게 평가됐습니다. AI 등 디지털 및 산업 전환 분야의 경우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대화 필요도가 낮게 나왔습니다. 단, '근로시간 다양화와 선택권 강화' 의제는 높았던 만큼, AI 등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봤습니다.
무엇보다 '직업훈련 강화', '고용 안전망 확충' 의제를 중요, 시급하다고 본 것은 AI 확산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산업 전환에 대한 개인적 불안, 위기감, 대응 필요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새 정부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 경제를 떠받칠 산업을 찾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라며 "AI 대전환 시대는 선도 국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이자, 향후 5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기존 추격 경제에서 설계된 모든 국가 시스템을 초혁신 선도 경제로 대혁신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7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이 1만명 줄면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7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18%(1만명) 줄어드는 등 지난 2023년 10월 이후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