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합니다. 지난 4월 희토류 관련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산 원료와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제조한 경우에도 수출을 통제합니다. 미국 정부가 블랙리스트 확대를 통해 중국 기업 제재를 강화한 데 따른 '맞불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 상무부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에는 희토류 관련 물자를 해외로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 용도 물자(군·민 겸용이 가능한 품목)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수출 통제 대상에는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 등을 포함했습니다.
아울러 이 물자들을 함유하거나 조합·혼합해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 등도 수출 통제 대상으로 분류됐습니다. 이 물자들이 중국이 원산지인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 야금, 자성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재활용 등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경우에도 수출이 통제됩니다.
또 중국 정부는 해외 군수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신청이나 수출 통제 '관심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과 최종 이용자(지분 50% 이상의 자회사·지사 등 포함)에 대한 수출 신청은 원칙적으로 허락하지 않는 것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군사 부문이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반도체(로직칩)나 256층 이상의 메모리반도체, 이들 반도체의 제조·테스트 장비에 쓰일 희토류 수출 신청과 잠재적으로 군사 용도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용 희토류 수출 신청은 개별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이번 수출 통제 결정에도 중국 사업자의 수출 통제 준수 의무를 명시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미·중 관세 전쟁 국면에서 전략 광물의 해외 밀수출을 겨냥한 단속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블랙리스트' 확대에 대응하는 '맞불 조치'로 풀이됩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민감한 미국산 기술을 수입할 수 없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도 자동으로 수출통제를 적용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기술을 우회 수입하는 길을 차단한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당시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타격하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