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왼쪽)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중국의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중국 대표로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중국 총리의 방북은 16년 만입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오전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을 출발해 한국시간 정오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북한 측에선 박태성 내각 총리가 당정 고위급 당국자들과 함께 공항에 나와 리 총리를 영접한 뒤 환영 행사를 열었고, 리창 총리는 박태성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리 총리는 "중·조(중·북) 양국은 산과 물이 이어진 사회주의 이웃 국가로 깊고 두터운 전통적 우의를 갖고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시진핑 총서기와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적 지도와 직접적인 추동 아래 중조 관계는 새로운 왕성한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지도자가 달성한 중요 공동인식(합의)을 잘 이행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긴밀한 교류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면서 "중조 우호·협력을 추진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리 총리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9∼11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총리의 공식 우호 방문은 2009년 10월 원자바오 당시 총리의 방북 이후 16년 만입니다.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 80주년을 앞둔 북한은 사회주의권에서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각국 고위급에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평양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중국 대표단은 리 총리가 이끌게 됐습니다.
북한 노동당 창건일 행사에 중국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전례는 없었고, 시 주석은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이어 러시아 내 '2인자'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 역시 이날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베트남에선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이날부터 사흘 동안 북한을 국빈 방문합니다.
북한은 수만 명 규모의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북중러 최고위급이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