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국감 앞두고 공항 노동자들 ‘재파업’ 초읽기

노사협상서 교대근무제·낙찰률 등 합의 도출 실패
노조 “자회사 노사 합의에도 모회사인 공사가 거부”

입력 : 2025-10-24 오후 3:10:34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공항 노동자들이 노사 협상을 위해 잠정 중단했던 총파업에 다시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대통령실 중재에도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한 겁니다. 노조는 공항공사와 자회사들이 노사 합의안 이행을 거부하는 등 책임 있는 태도로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24일 전국공항노동자연대(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전국공항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 맞춰서 노조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재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공항노동자연대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국내 15개 공항을 운영하는 양대 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인천공항지부는 연속 야간근무가 불가피한 3조 2교대제 개선과 인력 충원을, 전국공항노조는 낮은 낙찰률 폐지와 불공정한 계약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는 4조 2교대와 인력 충원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전국 공항에선 구조적인 저임금 계약 관행이 방치되는 상황”이라며 “두 문제 모두 모회사인 공항공사가 권한을 쥐고 있지만, 사태 해결 책임을 자회사로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대 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은 지난 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후 전국공항노조는 노사 의견 청취를 위한 대통령실 면담 일정이 잡히면서 4일 파업을 중단했고, 인천공항지부도 사측과의 교섭과 공사 면담이 이뤄지면서 13일엔 간부 파업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부 면담과 대통령실 중재에도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공항공사 국감을 기점으로 다시 투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3번출구에서 열린 전국공항노동자연대의 ‘전국공항노동자 총파업대회’ 사이로 공항 이용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항공사와 자회사들이 노사 간 합의 사항조차 수년째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인천공항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인천공항공사 3개 자회사(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국제공항보안)는 기존 교대근무제 형태인 3조 2교대를 4조 2교대로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 합의서를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합의 내용이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회사인 공항공사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통해 자회사 운영을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국공항노조는 자회사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가 거부, 노사 협상이 무효화된다고 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자회사 노사는 지난 9월에 기존 낙찰률 92%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공사가 예산 증액을 거부하면서 합의안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모회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노사 협상이 의미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현재 자회사 인건비가 정부의 시중노임단가에 낙찰률을 곱해 산정되는데, 공사와 자회사 간 수의계약에 낙찰률을 적용하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전국공항노조 관계자는 “매년 국감을 통해 공항의 인력 충원이나 자회사 계약관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공항공사는 예산과 계약관계 등을 통해 자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문제 해결에 대해선 자회사 운영에 개입할 수 없다고 회피하는 모습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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