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대질신문' 앞둔 오세훈-명태균…쟁점은 '여론조사비 대납'

김건희특검 11월8일 대질신문 진행…오세훈 첫 특검 소환
명태균 "7번 만났다" 대 오세훈 "스토킹이다…두 번만 만나"
명태균 "오세훈 '나경원 이기는 여론조사 필요하다'고 요청"
오세훈 "미공표 여론조사 안 받았다…'대납 주장'도 허구다"

입력 : 2025-10-26 오후 4:24:51
[뉴스토마토 신태현·유근윤 기자] 김건희특검이 내달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씨를 동시 소환, 대질신문을 진행합니다. 명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 가운데 '오 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입니다. 해당 의혹은 명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를 7번 만났고, 오 후보를 도울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오 후보 측으로부터 직접 비용을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오 시장이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명씨와 오 시장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 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특검은 두 사람의 대질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검은 내달 8일 오전 9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오 시장을 피의자로 소환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5월 오 시장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었지만, 특검 소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같은날 명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오 시장과 대질신문을 받습니다. 명씨는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올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오 시장이 연루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이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후보가 명씨로부터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고, 오 시장은 자신을 후원하는 사업가 김한정씨로 하여금 미래한국연구소 측(강혜경씨 계좌)에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게 했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러나 오 시장은 명씨를 만났기는 했으나 7차례나 본 일도 없고, 김한정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브리핑을 통해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2021년 1월쯤 (명씨를) 두 번 만난 걸로 기억난다"며 "당시 선거캠프를 지휘하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에게 '(명씨가) 선거를 돕겠다고 하니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 보라'며 넘겨준 게 마지막이었다"고 했습니다.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김한정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3300만원을 보냈다는 걸 알고 나도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그간 오 시장의 해명과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당시 그는 오 시장을 앞에 두고 "오 시장이 여태껏 '명씨를 2번 만났다'(고 했는데) 아니다. 다 거짓말"이라며 "(오 시장과) 7번 만났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2021년) 1월20일은 송셰프라는 곳에서 만났고 40~50분 이야기했다. 22일은 (창원) 장복터널을 넘어가는 데 (오 시장에게) 전화가 왔다. '나경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며 "송셰프에서 질질 짰다"고 했습니다. 또 "(1월)23일에도 만났고, 27일에는 청국장집에서 만났다. 30일 장어집에서 만났다"라고 했습니다. 청국장집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소에선 오 시장과 명씨,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해서도 "오 시장이 직접 비용 대납을 지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은 '명씨 주장하는 것에 관해서 해명해 달라'는 민주당 행안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 본인이 7번씩 만났다고 주장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나를) 스토킹한 것"이라며 "특검 대질(신문)에서 밝히고 싶은 것들이 많다. 여기에서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옆으로 명태균 증인이 증언대에 서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25일 방송된 <TV조선> 정치시사 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 "정치자금법 위반의 핵심은 '도움에 대한 대가'인데, 저희 (보궐선거) 캠프는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은 적 없고, 김한정씨가 대신 비용을 냈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미공표 여론조사라는 게 뭡니까. 설문을 설계할 때 미리 의논하고, 결과가 나오면 그걸 놓고 '이번엔 이렇게 여론이 바뀌었으니까 이런 전략을 짭시다' 이렇게 하려고 미공표 여론조사라는 걸 한다. (그런데) 저희 캠프에 (미공표 여론조사) 열댓 개가 들어온 적 없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어 "처음엔 김영선 전 의원이 연락 와서 (나를) 만나러 온다고 했는데, (둘이 만나는 자리에) 명태균이라는 사람을 달고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명씨는 서울시 국감 때 "2021년 1월8일 오 시장이 김 전 의원에게 '명태균을 소개해 달라,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으나, 오 시장은 '김 전 의원이 먼저 만나자고 했고, 김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처음 봤다'고 한 겁니다. 다만 오 시장은 '7번 만남'에 대해선 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명씨가 국감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에게 여론조사를 전달했다'고 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우리 캠프와 무관하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명씨) 자기가 한 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한정씨가 보낸 3300만원에 관해선 "명씨가 '여비가 없다, 아이 학원비가 없다'고 부탁하자 김씨가 개인적으로 용돈조로 준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내달 대질신문과 관련해 "특검이 명씨(에게 들은) 이야기만 하니까 오 시장이 '안 되겠다. 그 사람 나한테 대질(신문)시켜라'라고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명씨가 판을 짜려고 (오 시장을 찾아)왔지만, (캠프의) 일개 실무자(선)에서 걸렸다. 명씨가 그걸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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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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