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김부장’이 올해 임원될 확률은?

100대 기업, 임원 승진률 ‘0.82%’
4대 그룹도 임원 승진 문턱 높아져

입력 : 2025-11-11 오전 11:43:2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나 올해는 작년보다 임원 승진 문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도심에 입주한 기업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1일 발표한 ‘2025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결과를 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107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849406명보다 11670(1.4%)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면 미등기 임원은 같은 기간 7135명에서 7028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직원은 늘고 임원 자리는 줄어든 셈인데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0.8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CXO연구소는 산술적인 확률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오를 가능성은 1%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1년 당시에는 0.95% 정도였는데, 20210.76%까지 하락했고, 지난 20220.82%로 상승한 뒤 계속 0.8%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별로는 KB금융이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금융은 전체 직원 142명 중 미등기임원은 23명으로 직원 6.2명당 1명꼴(16.2%)이었습니다. 이어 현대코퍼레이션(7.45%), 키움증권(4.95%), LX인터내셔널(4.72%), SK가스(3.96%) 등 순이었습니다. 반면 임원 진입이 가장 어려운 기업으로는 기업은행이 꼽혔습니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3532명인 데 반해 미등기 임원은 12명으로 직원 1127.7명당 1명꼴(0.09%)에 불과했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스틸컷. (사진=JTBC)
 
업종별로는 증권업의 임원 비중이 38.9명당 1명꼴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무역(53.7), 보험(75.8), 석유화학(76.1), 식품(97.3), 건설(98.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달리 유통업은 직원 330.5명당 1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달아 승진이 어려운 업종으로 조사됐습니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도 임원 진입 문턱이 높아졌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등기임원 1명당 직원 수가 지난해 110.3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늘어났고, SK하이닉스도 163.9명에서 165.6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143명에서 151.6명으로, LG전자도 116.1명에서 116.2명으로 늘었습니다.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미등기 임원은 1107명으로 사내이사 3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 숫자는 1110명입니다. 하지만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점차 늘어났고 직원이 임원 반열까지 진입할 수 있는 기회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확률은 지난 1.24%에서 올해 0.85%로 떨어졌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에 불과하고, 갈수록 세대교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로 이어지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지금보다 더 축소하고 핵심 직무 중심의 인력 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일반 직원도 임원 승진 경쟁보다는 전문 분야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장기 생존 전략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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