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시한’ 임박에 종전 임박…현대차, 러시아 재진출 급부상

되사올 수 있는 시한 다음달까지
최근 잇단 상표권 출원에 기대감
러시아, 승용차 수출 비중 25%↑

입력 : 2025-11-27 오후 2:12:3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우 전쟁 여파로 러시아 업체에 매각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되사올 수 있는 ‘바이백 조건’ 시한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재진출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현지에서 현대차의 상표 다수 등록 보도가 잇따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전안이 조만간 합의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놓으면서 현대차의 러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 러시아에 세운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 전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2023년 러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약 14만원)에 매각됐다. 되사올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은 다음 달까지 유효하다. (사진=뉴시스)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최근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 데이터 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가 이달부터 2034년까지 현대차 로고를 포함한 상표들을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선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지식재산서비스에 ‘ix10’, ‘ix40’, ‘ix50’ 등 다수의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컴백’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공장을 재매입해 재진출을 내년에 공식화할 경우 이는 공장 철수 3년 만의 복귀가 됩니다. 현대차는 2023년 러·우 전쟁으로 서방 제재가 지속되면서 부품 수급이 막히자, 그해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100% 지분을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재구매 옵션을 설정했고, 되사올 수 있는 옵션은 다음달에 종료됩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러시아 역시 포기하기 어려운 전략지입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러·우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 한국의 대러시아 승용차 수출 비중은 25.5%에 달했습니다. 같은 해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로는 러시아 현지 기업 라다(35만714대)가 1위이며, 그 뒤로 기아(20만5801대)와 현대차(17만1811대) 2·3위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재진출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상표권 출원 움직임에 더해 종전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재진출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러·우 전쟁에 대한 종전안 합의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종전안 합의가 이른 시일에 도출될 경우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복귀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무시할 수 없는 전략 시장”이라며 “바이백 시한 도래와 잇딴 상표권 출원 등을 미뤄볼 때 재진출 가능성이 임박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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