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시행된 고관세 정책에도 한국 대기업들의 북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전기전자와 제약·바이오 업종이 북미 매출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반면 이차전지와 건설·건자재 업종은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풀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분기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67개사와 종속기업 194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북미 매출은 343조798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3분기 누적 301조2222억원 대비 14.1%(42조5763억원) 상승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은 1028조1517억원에서 1110조4567억원으로 8.0% 증가했지만, 북미 매출 증가율을 밑돌았습니다. 이에 전체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에서 31.0%로 확대됐습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들 업종의 북미 매출은 130조8345억원에서 157조9407억원으로 20.7% 증가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북미 매출이 지난 2024년 27조3058억원에서 지난해 45조1802억원으로 65.5% 늘었습니다. 전체 매출 대비 북미 비중도 70%를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북미 매출 93조34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84조6771억원) 대비 10.2% 증가했습니다. 반면, LG전자는 16조9777억원에서 16조9196억원으로 소폭 감소해 정체를 보였습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증가세도 뚜렷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북미 매출은 지난 2024년 3분기 누적 866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0%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3분기에는 120.9% 증가한 1조913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체 매출 대비 북미 비중도 27.0%로 두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4397억원에서 6722억원으로 52.9%, LS일렉트릭은 7687억원에서 1조4202억원으로 84.8% 증가했습니다.
미 관세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했던 자동차 업종의 북미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자동차 및 부품 기업 14곳의 누적 매출은 126조3246억원에서 126조607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자동차 업종의 북미 매출 비중은 43.6%에서 39.3%로 4.3%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완성차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북미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현대차는 북미 매출이 57조3826억원에서 62조1761억원으로 늘었고, 기아도 35조5666억원에서 38조1577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반면 이차전지 업종의 북미 매출은 감소했습니다. 2024년 3분기 5조2843억원이었던 북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3조5068억원으로 33.6% 줄었습니다. 북미 매출 비중도 29.2%에서 25.4%로 축소됐습니다. 이차전지 업종 중에서는 삼성SDI의 북미 매출이 4조1538억원에서 2조4550억원으로 40% 이상 줄었고, 이차전지 소재기업인 포스코퓨처엠도 1조805억원에서 7823억원으로 27.6% 감소했습니다.
이 밖에 건설 및 건자재(-35.5%), 운송(-7.8%), 조선·기계·설비(-3.7%) 업종도 북미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