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 앞두고 전·월세 품귀 심각…세입자 '초비상'

서울 아파트 매물 16.58%↓…은평 41.62% 줄어들어
전문가들 "신규 공급 부족…시장 불안 요인 확대될 듯"

입력 : 2026-02-10 오후 3:13:4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 매물 자체를 찾기 어려운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천 가구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전·월세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매매시장 진입이 막힌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며 전셋값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셋값 오름세는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모습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964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10일 4만7522건보다 16.58%인 7880건 줄어든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전세는 2만5005건에서 2만570건으로 감소해 하락 폭이 17.74%(4435건)이었습니다. 월세 역시 감소 폭이 15.30%(3445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개월 전 2만2517건에서 이날 1만9072건으로 내려간 겁니다.
 
특히 서민 주거 비중이 높은 은평·성북·노원·구로·동대문구 등에서는 임차 매물이 줄어드는 폭이 30%대에서 40%대까지에 육박합니다. 세부적으로는 △은평구 41.62% △성북구 41.58% △노원구 40.80% △구로구 39.20% △동대문구 37.79% 등입니다.
 
1월29일 서울 시내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5개구에서 전세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성북구로 낙폭이 51.29%였습니다. 2개월 전 271건에서 이날 132건으로 감소해 하락 폭이 139건이었던 겁니다. 월세의 경우, 210건에서 149건으로 줄어 감소율이 29.05%(61건)였습니다.
 
또 노원구는 월세 매물이 537건에서 293건으로 244건 줄었습니다. 5개구에서 월세 감소율이 45.44%로 가장 높았습니다. 전세는 784건에서 489건으로 줄어, 37.63%(295건) 감소했습니다.
 
수천 가구 아파트도 전·월세 매물 '가뭄에 콩 나듯'
 
수천 가구가 모인 대단지 아파트에도 세 들어 살 수 있는 주택이 모자란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성북구 돈암2동에 있는 한신·한진아파트(4515가구)는 전세 매물 7개, 월세 매물 5개로 임대차 매물이 12개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10일 19개(전세 8개, 월세 11개)에 비해서 줄어든 숫자입니다.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관악드림타운아파트(3544가구)의 경우 전·월세 매물이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세와 월세가 각 5개입니다. 2개월 전 22개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세 매물의 경우, 같은 기간 15개에서 '3분의 1 토막' 난 겁니다.
 
매물 품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월간 기준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7월에 3.3㎡당 2046만원으로 동결된 뒤로는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상승 추세입니다. 지난달에는 2099만원으로, 6개월 전에 비하면 2.58% 올랐습니다.
 
아울러 부동산 플랫폼 다방의 '아파트 다방여지도'에 따르면,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공급면적 기준 34평형)의 아파트 평균 전세 보증금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7억3012만원이었습니다.

가격도 오름세…"주택공급 해결해야 전·월세난 해소"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부족과 실거주 위주의 정책 등을 임대차 매물 침체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월세 물량 품귀의 배경에는 신규 공급이 부족한 점, 그리고 새롭게 입주하는 입주 물량이 모자는 점이 있다"며 "게다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을 계속하다 보니, 핵심 지역이나 서울의 주요 지역은 전·월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되는 구조가 돼버리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의 거래 건수를 보면 서울의 외곽 지역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며 "보유 부담이 향후에 없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이 지역들에 대한) 매수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전·월세 품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품귀 현상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송승현 대표는 "구조적인 흐름 자체가 거래 시장을 굉장히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월세 시장은 '임대차 3법' 때문에 순환할 수 있는 물량들이 줄어들었고, 매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전·월세 물량들이 축소되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앞으로도 신규 물량들이 지속적으로 회복이 되지 않는 이상,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들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불안 요인들이 특정 지역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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