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K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산업단지의 집적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분산 전략을 통해 기능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반도체 공장(팹)이 지어질수록 전력, 용수, 안전 등 위험 요인이 커지는 만큼, 다지점 투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지적입니다.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박경덕 포황공과대학교(포스텍)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국회 연속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박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한 곳에 모으면 전문 인력 수용이 용이하고, 공급망 확보 등 장점이 분명하다”면서도 “자연재해,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공급 제약 등 리스크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습니다. 박 교수는 “(RE100 수준이) SK는 불과 30%, 삼성전자는 10% 미만”이라며 “애플, 구글 등 고객사들은 공급망에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고, 네덜란드 ASML도 RE100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역할을 배분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박 교수는 “새만금은 태양광·풍력 자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설비 생산에 적합하며, 영남권은 원전과 초고압직류송전(HVDC)를 활용한 패키징·테스트·전력반도체 등 에너지 집양 공정 분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불균형의 문제제기도 이어졌습니다. 유선진 창원대 AI(인공지능)융합학과 교수는 “반도체 국가 예산의 경우 82.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매출 비중 역시 수도권 매출 비중이 91.3%에 달한다”면서 “수도권 입장에서는 인력과 자본이 몰리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지역 입장에서는 인력이 뺏기고 자본도 없는 악순환으로 치닫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클러스터가 일반 산업용이라면 지역에 있는 반도체 산단은 조선·방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산단으로 구성할 수 있다”면서 “역할 분담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산업 공동화로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 모두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주력 산업들이 재배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해상풍력 단지를 따로 짓고, 반도체 단지를 따로 지어 서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며 기업, 정부, 전문가가 같이 위원회를 구성해 최적의 입지를 조사하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