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J중공업, RG 1.5조 확보…조선 재도약 발판 마련

중형 조선소에 박했던 RG발급 기준 변경
민간 금융기관 RG 발급에 수주 활동 기반 강화
조선 사업 확대 위해 최대주주 다방면 재무 지원

입력 : 2026-03-2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8일 16: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J중공업(097230)에 대한 선박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조선 사업 확장 기반이 마련됐다. RG는 조선소 지급 능력 부재를 금융기관이 책임지는 일종의 보험으로, 수주 확장의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중견 조선소에 대한 RG 발급에 신중했던 민간 은행이 미래 성장성을 반영해 발급 기조를 재정비하면서다. HJ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1년 새 9배 이상 늘며 성장성이 확인됐다. HJ중공업은 RG 등 금융지원을 디딤돌로 조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HJ중공업 건조 컨테이너 선박(사진=HJ중공업)
 
넉넉해진 환급 보증…민간 은행 참여 개시
 
18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이 금융권으로부터 제공받은 조선 사업 관련 RG 규모는 1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HJ중공업이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RG 규모는 1조 4947억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2024년 3분기 조선 관련 RG(1조 475억원) 대비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RG는 조선소 파산 시 금융기관이 조선소 대신 선주에게 선급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부산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의 RG 발급이 전체 RG 증가에 기여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HJ중공업에 2297억원의 RG를 발급했다. 정부는 중형 조선소에 대한 RG 발급을 유도하기 위해 미래 성장성을 발급 기준에 적용했다. 조선산업 활황세에 중형 조선소에 대한 RG 발급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 재무 건전성이 탄탄하고, 선박 건조 역량이 우수한 대형 조선소 중심으로 민간 금융기관의 RG가 몰렸다. 중형 조선소에 대한 RG발급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몫이었다.
 
수익 개선이 대폭 이뤄진 덕분에 실질적 발급 근거도 마련됐다. 지난해 HJ중공업의 연간 매출은 1조 9997억원, 영업이익은 6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1조 8860억원)은 2024년도 대비 6%, 영업이익(73억원)은 819%나 늘었다. 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선주들은 선박 주문 시 금융 안전장치가 있는 조선소를 선호한다. RG 발급이 없다면 수주도 어렵다. 민간 금융권의 RG 발급을 계기로 HJ중공업의 수주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수주를 끌어올 수 있는 유인 장치가 강화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3월 현재까지 HJ중공업은 해경 화학 방제함(689억원), 해군 신형 고속정(3126억원), 미 해군 유지보수 계약, 대형 컨테이너선 2척(3533억원) 등을 수주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영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첫 대형 선박이다. 대형 선박 수주는 향후 수주 확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 활황 속 사업 확장 본격화
 
HJ중공업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 마린퍼시픽 유한회사는 HJ중공업에 대해 다방면의 재무 지원에 나섰다. 조선 사업의 수익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한 투자다. 에코프라임은 유상증자, 지급보증을 완료했고, 올해 조선소 매입을 추진 중이다. 에코프라임은 동부건설과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HJ중공업 인수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에코프라임이 점찍은 자산은 HD현대중공업(329180) 군산 조선소다. 현재 군산 조선소는 선박 블록 등 기자재 제조 기지로 쓰이고 있다. 군산 조선소를 매입하면 협소한 영도 조선소 부지를 넓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HJ중공업 영도 조선소는 협소한 부지로 인해 대형 선박 수주가 어려웠다. 군산 조선소 인수 시 HJ중공업은 대형 선박 건조가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박 규모가 커질수록 확보할 수 있는 수익성도 커진다.
 
현재 에코프라임과 현대중공업 간 MOU(양해각서)가 체결됐고, 향후 실사 단계를 거친 뒤 가치 산정 작업 후 매각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에코프라임은 지난해 HJ중공업에 대해 1134억원 규모의 수출보증보험 지급보증에도 나섰다. 무역보험공사가 수출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은행 대신 물어주고, 보상 부족분은 에코프라임이 책임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선박 수출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지난해 말 기준 HJ중공업은 결손금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1조 4080억원으로 2024년 말(1조 4628억원) 대비 3.7%가량 줄었다. 에코프라임은 유상증자로 자본총계를 늘려 자본잠식 문제를 먼저 해소했다.
 
지난해 9월 HJ중공업은 에코프라임을 대상으로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2024년 말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당시 자본총계는 3434억원으로 자본금(4164억원)보다 적었다. 지난해 말 회사의 자본총계는 6696억원으로 커져 자본금(4515억원)보다 커졌고, 재무 문제도 일단 해소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결손금을 점차 축소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소형 조선소의 경우 RG발급 여부가 수주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부터 민간 금융권이 RG발급 범위를 확대한 것이 조선업계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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