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국내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248억원을 수령해 총수 연봉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이재현 CJ그룹 회장 177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75억원 등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아직 사업보고서가 공개되기 전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만 163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 재계 연봉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큽니다. 퇴직금을 포함했을 경우에는 총 466억원을 받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부터). (사진=한화, 현대차, 두산, 뉴시스)
19일 기준 재계 주요 기업들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5곳에서 총 248억4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 4곳에서 각 50억4000만원을, 한화비전에서 46억8000만원을 받았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24년 4곳의 계열사에서 139억80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 한화비전에서 추가로 보수를 받기 시작하면서 연봉액이 늘었습니다. 한화는 “임원 보수 규정에 따라 직책, 직위, 리더십, 전문성,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수를 지급했다”고 했습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26억9000만원을, 한화솔루션에서 27억1600만원을 받아 총 80억96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김 회장의 뒤를 이은 재계 연봉 2위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회장은 CJ에서 138억25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39억1800만원 등 총 177억4300만원의 연봉을 기록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세 곳에서 174억61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현대차로부터는 90억100만원, 기아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54억원, 30억6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정 회장도 지난해 기아에서 처음으로 보수를 받으면서 전년 115억1800만원 대비 약 52%가량 연봉이 늘었습니다. 현대차는 내부 기준을 기초로 직무·직급(대표이사/회장),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 기여도, 인재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연봉 및 수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63억원의 보수를 수령해 연봉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큽니다. 지난해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작년 상반기 급여 17억5000만원, 단기 성과급 56억3000만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89억3000만원을 받아 총 163억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습니다. 두산그룹은 3년 전부터 전 임원 대상으로 RSU 제도를 도입했는데, 지난해 지급 시점 당시 주가가 4.3배 올라 주식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 급여와 상여 등을 고려하면 박 회장의 연봉 순위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류진 풍산 회장(왼쪽부터). (사진=뉴시스)
그다음으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그룹 전체에서 총 157억원가량을 수령해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조 회장은 효성에서 101억9900만원을, 효성중공업에서 상여로 25억을 받았습니다. 또 효성티앤씨에서 24억3800만원, 효성ITX에서 5억9800만원 등을 수령해 총 157억35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보수도 전년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조 회장의 2024년 보수는 91억8300만원이었는데, 약 65%(59억5400만원)가 증가한 셈입니다.
2024년 총 7개의 계열사로부터 216억5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5개의 계열사에서 149억9300만원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롯데지주 42억1000만원, 롯데쇼핑 36억6100만원, 롯데웰푸드 25억9700만원, 롯데케미칼 22억7500만원, 롯데칠성음료 22억5000만원 등입니다. 신 회장은 아직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은 비상장사인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에서도 급여를 받는데, 이에 따라 올해 연봉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 회장은 2024년 호텔롯데에서 24억2300만원, 롯데물산에서 13억96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아시아나의 자회사 편입 등 영향으로 보수가 늘었습니다. 조 회장은 한진칼에서 61억7600만원, 대한항공에서 57억500만원, 진에어에서 17억1000만원, 아시아나에서 9억8718만원 등 총 145억7818만원을 받았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한진칼(41억5373만원)에서 받은 보수는 49%가량 늘었고, 대한항공(51억300만원)과 진에어(9억5600만원)에서 받은 연봉은 각각 12%, 79%가량 증가했습니다. 조 회장은 또 지난해 1월부터 아시아나에서 보수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확대된 사업 규모와 책임, 역할 등을 고려해 보수를 책정해 지급했다”며 “전 임직원에게 경영성과급과 안전장려금을 지급했고, 노사 합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에 따른 격려금도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에서 35억원, SK하이닉스에서 급여(35억원)와 상여(12억5000만원)를 포함한 47억5000만원을 받아 총 82억50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2024년 급여로 SK㈜에서 35억원, SK하이닉스에서 25억원 등 총 60억원의 보수를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의 모습.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회장. (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LG 대표이사로서 71억2700만원을 받았습니다. 전년 81억7700만원의 보수와 비교하면 약 13% 감소한 수준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이어오며 급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에서 58억5000만원을,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45억400만원을 받았습니다.
한편, 지난해 보수액에 퇴직금을 포함할 경우 류진 풍산 회장(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류 회장의 보수 총액은 466억4500만원에 달했습니다. 류 회장은 지난해 풍산홀딩스에서 397억9300만원, 풍산에서 68억5200만원의 보수를 각각 받았습니다. 이 중 풍산홀딩스에서는 퇴직소득 한도초과액을 포함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388억3900만원이 포함됐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