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주총 앞두고 장외 신경전 격화

고려아연 ‘자문사’VS영풍 ‘최윤범 리스크’
고려아연, 5인 선임안 제안…영풍은 6인
“소수주주 표심 변수…여론전 이어질 것"

입력 : 2026-03-19 오후 2:56:2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여론전과 폭로전 등을 이어가며 장외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앞세워 주주 설득에 나선 반면, 영풍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거버넌스 문제를 정조준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번 정기 주총을 앞두고 핵심 안건인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권고 의견을 적극 활용하며 주주 설득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이 가운데 4명이 직무가 정지된 상황입니다. 남은 15명 중 11명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나머지 4명은 영풍·MBK 측 인사로 분류됩니다. 이 중 최 회장 측 인사 5명과 영풍 측 인사 1명이 19일자로 임기가 만료됐습니다. 
 
이번 주총의 최대 쟁점은 단연 이사 선임 수입니다. 현재 고려아연은 현재 집중투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수 있어 소수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장치로 평가됩니다. 고려아연은 이사 5인 선임안을, 영풍 측은 6인 선임안을 각각 제안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후보 3명을, 영풍 측은 후보 4명을 내세운 상황입니다.
 
고려아연이 5인 선임안을 제시한 속내에는 영풍·MBK 측의 이사회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방어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선임 이사 수가 늘어날수록 영풍·MBK 측이 표를 특정 후보에게 집중해 추가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고려아연으로서는 선임 규모를 5명으로 묶는 편이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고려아연 측은 대다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5인 선임안에 찬성하고 영풍 측이 제안한 6인 선임안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풍 측은 최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하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영풍·MBK 측은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사업에 고려아연 자금 약 1000억원이 투입됐다는 점을 문제 삼아 사익 편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영풍·MBK 측은 회사 자금을 최 회장 개인의 관심사와 이해관계에 따라 유용된 것으로 보고, 최 회장 체제의 거버넌스 취약성과 경영 책임 문제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일부 의결권 자문사도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부정적 의견을 내놨습니다. ISS와 한국ESG기준원은 거버넌스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문제를 이유로 최 회장 재선임에 반대했습니다. ISS는 자사주 매입 이후 유상증자 추진, 영풍 의결권 제한 논란, 대규모 투자 과정의 이사회 심의 절차 문제 등을 지적했고, KCGS는 비효율적 투자와 이에 따른 재무·법적 리스크를 문제 삼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총을 앞둔 양측의 여론전이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려아연처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회사들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소수주주들의 표심을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분위기 조성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주총 직전까지도 각종 네거티브 공방과 여론전이 계속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 결과가 향후 경영권 분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금속업계 관계자는 “소수주주들의 표심이 변수”라며 “이번 주총만으로 곧바로 경영권 향방이 갈리지는 않겠지만, 11대4 구도인 이사회가 최대 9대6 수준까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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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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