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2주째 상승…HMM 등 해운업계 '관망 속 기대'

SCFI 2주 연속 상승세…4000대 유지
상하이 봉쇄, 3~4분기 계절적 수요 겹쳐
미국 내 항만 노조 파업으로 공급 차질 가능성
1년 장기계약에 단기 운임 평균값 반영돼
HMM 운임료 상승으로 2분기 실적 상승 전망

입력 : 2022-05-30 오후 5:27:0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전세계 컨테이너선 운임료가 완만히 떨어지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발 물동량 증가와 미국 내 파업 가능성이 운임료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전반적인 고운임이 이어지는 만큼 최대 국적 선사 HMM(011200)의 실적 상승 가능성도 주목된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5월27일 기준 4175.35를 기록했다. 직전 집계일인 20일 4162.69에 이어 2주 연속 증가세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15개 항로 운임 지수다.
 
SCFI는 펜데믹 이후 컨테이너 선복량(적재공간) 부족으로 2020년 하반기 급상승했다. 2020년 5월 920.38이던 SCFI는 10월 1529.99, 지난해 5월 3495.76으로 오르더니 올해 1월7일 5109.6으로 정점을 기록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발 미국 동안행 컨테이너 해상 운임은 지난해 3월 2171 달러였다가 올해 4월 8095 달러로 올라 1년동안 약 3.73배 증가했다. 미국 화물 수요 증가가 원인이다. 중국과 동아시아발 미국 동안행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지난 2020년 4월 2687 달러에서 2021년 9월 2만1840 달러로 치솟은 뒤 올해 4월 1만7150 달러로 내려갔다.
 
컨테이너선 평균 운임 지표가 4000대 선에서 완만히 떨어지다 2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 등 도시 봉쇄 해제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미국 항만 노조 파업 가능성 등이 운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과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혼재한 상황이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업계에선 중국의 6월 상하이 봉쇄 해제와 공장 정상가동 예고, 7월 미국 서부해안항만노조(ILWU)의 파업 가능성 등이 해상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30일 시황 보고서에서 “중국 상하이가 점진적 재개방 중이나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추가 시일 소요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상하이 시 당국은 최근 상하이항 일일 처리량이 정상 수준의 90%인 11만9000TEU로 회복됐고 고속도로 화물 차량 통행량도 하루 7만8000대로 평소 수준의 3분의 2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상하이 봉쇄 기간 대부분 물량이 인근 항만으로 우회 처리돼 봉쇄 해제 이후 과도한 물량 집중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 대비 4월 물량 처리량은 상하이항이 19% 줄어든 반면 닝보-저우산항이 32% 늘고 광저우와 칭다오항, 샤멘항이 각각 35%와 31%, 18% 증가했다.
 
미국 서부 항만 노사협약은 ILWU 요청으로 6월1일까지 중단됐는데, 해운업계는 7월 협약 만료를 앞둔 노조 측의 지연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도시 봉쇄로 억눌린 물동량이 계절적 성수기와 만나 운임 상승을 이끌 가능성에 주목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풀려 물류 대란이 났던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공장이 가동되고 현재 중국에서 들어온 화물이 인천항에 쏟아지는 등 운임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다들 이야기한다”며 “그간 선박 대비 공급량이 늘면서 물류비가 올랐는데 미국 항만 노조가 파업하면 일 할 사람이 없어서 화물이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20년 1500대였던 SCFI 지수가 현재 4000대를 기록하고 있어, 너무 과열된 운임이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 영향에 따른 각 나라 재고 문제, 2~3분기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대비 수요가 물동량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항만 노조 파업은 항만 적체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가능성이 현실화된다 해도 현재 운임 자체가 워낙 높아서 반드시 운임 오른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여력 감소가 물동량을 줄이는 요인이 되는 등 다양한 요인이 산재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대 원양 국적선사 HMM의 실적 상승 여부가 이목을 끈다.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187억원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3%와 209% 올랐다.
 
HMM 매출 대부분은 컨테이너 부문에서 나온다. 올해 1분기 매출에서 컨테이너 운송이 차지한 비율은 94.91%, 벌크화물 운송이 4.25%였다. 운송매출은 미주가 1분기 2조390억원으로 가장 높다. 유럽이 1조4359억원, 아시아 828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HMM의 1분기 미주 항로 시장점유율은  아시아→미주서안이 4.6%, 미주서안→아시아 항로는 6.5%다.
 
SCFI의 상승세는 1년 단위 장기 운송 수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선사들의 장기 운송 계약금은 계약 당시 단기 화물 시장 평균을 반영한다. 미주의 경우 2분기에 계약이 갱신되는데 단기 화물 운임을 반영하는 SCFI 지표가 4000대를 기록하며 완만히 하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보통 장기 운임과 단기 운임 비율을 절반씩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이달 HMM의 미주·유럽 항로 운임 계약금 상승 등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범종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