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유럽 온수솔루션 기업 인수…HAVC 시장 선점나선 삼성·LG

LG, 히트펌프 기술 고도화로 유럽 공략
삼성, AI·데이터센터 수요에 전선 확대

입력 : 2025-07-01 오후 3:11:07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탄소중립 기조’와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온수 솔루션 기업을 인수해 친환경 시장 흐름에 발맞추는 동시에, HVAC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대형 건물에 특화된 HVAC 기업을 인수하며, AI 기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서 OSO의 부스에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삼성전자)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HVAC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관련 핵심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리파워 EU'를 2022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히트펌프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히트펌프는 공기·물·지열 등 외부 열원을 흡수해 실내로 전달하거나 실내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장치로, HVAC에 활용되는 핵심 냉난방 기술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BRG 빌딩 설루션즈'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20만대에서 2030년 240만대로 6년간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LG전자는 지난 30일 노르웨이의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핵심 동력인 HVAC 분야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OSO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추출해 건물을 냉·난방하는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온수 저장소), 전기 온수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1932년에 설립했으며,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LG전자의 이번 인수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OSO의 온수 설루션 간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결정입니다. 히트펌프 단독으로는 안정적인 온수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고성능 워터스토리지가 필수적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온수저장장치는 대부분 주문자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조달해왔지만, 이번 인수로 고객 맞춤형 통합 패키지 제품 구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일에 위치한 플랙트그룹 본사. (사진=플랙트그룹)
 
앞서 삼성전자도 HVAC 관련 유럽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바 있습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918년 설립된 플랙트는 65개국의 가정, 사무실, 학교, 병원, 첨단 시설에 중앙 공조 제품과 설루션을 공급하며 연간 7억유로(약1조117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톱티어 공조 기업입니다. 
 
삼성전자가 상업용 중앙 공조 기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HVAC 수요 증가가 있습니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집약된 데이터센터가 필요합니다. 센터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열을 방출하게 되는데, 성능 유지와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효율적 냉각이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2024년 168억달러(약 23조원)에서 2030년 441억달러(약 60조4000억원)로, 연평균 1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랙트 인수는 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상하여 이뤄졌다”며 “생성형 AI, 로봇, 자율주행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HVAC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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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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