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강남권 첫 공급으로 후분양 아파트 '잠실르엘'이 이달 선을 보입니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사업으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상 최고 35층, 13개동, 총 1865가구로 지어집니다. 일반분양은 153가구입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이 오는 14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2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진행합니다. 후분양 단지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급됩니다.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 인근에 위치하며 올림픽공원과 롯데월드타워 등 주요 생활 인프라가 밀집한 입지를 갖췄는데요. 교육 환경도 우수해 잠동초, 잠실중, 방이중, 잠실고 등이 도보권에 위치했습니다.
잠실르엘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분양가 대비 10억원을 상회하는 시세차익 때문인데요. 아파트 분양가가 3.33㎡(평)당 6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되는데, 전용 74㎡ 기준 17억~18억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근 신축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74㎡는 지난 5월 28억82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는데, 현재 37억원대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실거래 가격과 비교해 10억원, 호가로 비교할 경우 2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셈입니다. 바로 옆 구축 단지인 파크리오 전용 84㎡의 경우 최근 30억원을 돌파했으며, 최고 호가는 32억원 수준입니다.
지난 2월 분양했던 ‘래미안 원페를라’ 이후 약 6개월 만에 나오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청약이자 높은 시세차익도 기대되는 아파트지만, 청약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자금 마련 때문인데요.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대출 한도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됩니다. 이에 따라 전용 74㎡ 물량에 청약하려면 최소 12억원의 현금을 보유해야 합니다.
게다가 정부가 갭투자(전세 낀 매매) 차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조치로 인해, 세입자를 받아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방식도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잠실르엘은 입주 시점이 내년 1월로 당첨자 발표 후 불과 4개월 뒤에 진행됩니다. 일반적인 아파트 청약은 입주 2~3년 전에 이뤄지지만 잠실르엘은 재건축 막바지 단계에서 분양이 진행돼 잔금 납부까지 기간이 부족하죠.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일정이 빠듯해 현금 동원력이 높은 수요자만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선 청약 경쟁률이 6.27 대출 규제 이전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가 없던 작년 11월 청약을 받은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307가구 모집에 8만2487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268.69대1을 기록했습니다.
올 하반기 청약이 예상되는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반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 등 후분양 단지들도 당장 목돈이 없는 실수요자들은 청약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강남권 청약 시장이 현금 부자나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가진 자들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