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공급지표 줄하락…방치하면 안된다

인허가·착공·분양·준공 모두 감소…전망 지표도 '먹구름'

입력 : 2025-08-20 오전 11:33:0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6·27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로 일단 집값에 제동이 걸린 것 같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다릅니다. 전셋값 상승으로 임대차 시장 불안은 커지고 있고 전셋값 대출까지 규제하는 바람에 월세화가 급격해지는 등 시장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 불안이 사그라든 게 아니라 매매에서 전·월세로 옮겨간 셈이죠.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공급 대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막상 대책이 나온다 해도 당장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사라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공급 부족 시그널이 증폭되면 수요가 다시 매매시장으로 옮겨가  집값 급등이 재점화될 것이 우려됩니다. 
 
공급 부족은 지표상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상반기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등 주택 공급 지표 모두 지난해 대비 감소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3만8456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습니다. 상반기 주택 착공은 10만314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했습니다. 상반기 준공은 20만5611가구로 6.4% 줄었습니다. 
 
상반기 분양 주택은 6만7965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6% 급감했습니다. 수도권 분양이 18.4%, 지방은 56.7% 줄었는데요.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된 주택은 6558가구뿐이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8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평균 75.1로, 전달(97.0) 대비 21.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전국이 빠르게 관망세로 전환됐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분양·착공·인허가 동반 감소는 공급 불안의 명확한 신호입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7600가구인데요. 내년 입주 물량 추정치는 9600가구, 2027년은 9500가구로 올해의 25%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만3000호였던 서울시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2022년 4만3000호, 2023년 3만9000호까지 떨어집니다. 통상 공동주택은 인허가 이후 착공을 거쳐 2~3년 뒤 준공하는 기간을 고려하면 이는 올해부터 향후 수년간 지속할 공급 절벽 상황과 명확히 맞아떨어지죠. 이미 우리는 공급 절벽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은 공급 부족과 미분양 누적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최근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꺾였다곤 하지만 이미 2만가구 수준의 역대급 수준의 재고가 남아 있고 대부분 지방에 있습니다. 특별 조치가 없다면  지방 건설시장 붕괴와 분양시장 자체 회복력 상실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조만간 새로운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다고 하죠. 업계에서는 단기 부양책보다는 중장기 공급 정상화에 방점을 찍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구매력, 지역경제, 주택 보급률, 주택시장 성격이 다 달라 획일적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지역 맞춤형 '핀셋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개인적으론 공급 정상화뿐만 아니라 수요 회복도 병행돼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강영관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