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가을 이사철 특수는 없다

씨 마른 전세…서울 전셋값 30주 연속 오름세
서민·중산층 주거 불안 심화…세입자 대책 나와야

입력 : 2025-09-02 오전 6:00: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올해는 가을 이사철 특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에 부동산 거래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신규 공급되는 물량도 턱없이 부족해 매매시장뿐만 아니라 임대차 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쏟아지던 신규 분양도 올해는 감감무소식이다.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체, 청소업체도 줄줄이 영업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전세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부동산 앱 리치고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1602건으로 6·27 규제 발표 당시(2만4274건) 대비 11% 감소했다. 서울 시내 대단지에도 전세 물건이 가뭄에 콩 나듯 나오고 있다. 송파구 문정래미안(1696가구)에서 전세 물건은 전용 150㎡ 단 1건만 남았고, 월세 물건은 단 2건이다. 송파더센트레(1139가구) 전세는 전용 51㎡ 2건, 월세도 2건뿐이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1101가구)는 전세와 월세 모두 없었다. 
 
물량이 없다 보니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 전용 141㎡가 최근 12억원에 전세계약이 됐다. 2021년 8월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세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최고가(10억원)보다 2억원 높은 금액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8월2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8%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2월 첫째 주 상승으로 방향을 튼 이후 지난주까지 30주 연속 오름세다. 
 
거래는 매달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180건으로 전월(1만2597건)보다 11% 감소했고, 8월 거래량도 9월1일 기준 7925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량도 8727건으로 전월(1만2077건)보다 줄었고, 8월에는 5497건이 거래됐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에 따라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대거 이탈했고 '전세의 월세화'도 빨라지면서 전세 '난'은 전세 '대란'으로 진행되고 있다. 집을 구하는 세입자들은 계약이 끝나도 신규 매물을 찾기 어렵고, 결국 기존 계약을 연장하면서 청구권 행사 선택지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주거비 부담은 더욱 치솟고 있다. 소득보다 몇 배나 빠른 전셋값 상승은 결국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진다. 주거비 상승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급격하게 위축시킨다.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진다는 것이다. 경제에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전세난이 장기적으로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4만6767가구에서 내년 2만8355가구로 39.3% 감소한다. 이번 가을 이사철 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번에 나오는 정부 공급 대책에 세입자를 고려한 대책도 같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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