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옆동네 집값 꿈틀)"호가 1억 뛰어"…동탄·남양주 '풍선효과'

정주 여건 좋은 틈새 지역으로 자금 이동
전문가 "공급 확대하고 기존 주택 물량 늘려야"

입력 : 2025-10-22 오후 2:45:4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규제 발표 이후 동탄2신도시 '우포한'(우남·포스코·한화) 위주로 거래가 많이 됐어요. 집주인들이 보류하거나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많아서 계좌 받기 힘들어요. 이번 주 토요일은 전체 휴무라 금요일에 집보러 오겠다는 예약도 다 찼어요."(경기 화성시 오산동 A 중개업소 관계자) 
 
정부의 ‘10·15 주택 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 인근으로 풍선효과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세 끼고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방에서도 원정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 문의가 급증하면서 호가가 1억원가량 오르고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 수혜지로 꼽은 지역들 가운데 대표적인 곳은 경기 화성 동탄과 구리, 남양주 다산·별내 등입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입지인 데다 교통 및 택지 개발 등으로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이 특징입니다.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 규제지역과 달리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매매 후 2년간 실거주 의무도 없습니다. 
 
(표=뉴스토마토)
 
한 달 만에 1억원 '쑥'…선호도 높은 단지 상승세 
 
수요가 쏠리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추석 연휴 직전 15억3000만원에 팔린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의 현재 호가는 18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이달 12억원에 거래돼 한 달 만에 1억원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화성시 오산동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은 2년간 보합세를 보이다가 10·15대책 발표 이후 급등세로 전환해 호가가 두 달 전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면서 "동탄은 가격대가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데 외곽의 저렴한 단지는 아직 변화가 없지만 대로변이나 역세권 등에 위치해 선호도가 높은 단지는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리 인창동의 신축 단지인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는 이달 들어 신고가를 쓰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59㎡가 9억원, 85㎡는 11억7800만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구리역 인근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구리역'의 매매가도 상승세입니다. 전용 84㎡가 지난달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개월 전과 비교해 1억원 이상 올랐습니다. 
 
구리 인창동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리시가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뒤 투자자들이 몰려오면서 급매는 이미 나갔고, 집주인들 역시 매물을 거둬들이고 전화해도 급할 게 없다는 마인드라 볼 물건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년 3월에 입주하는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 매매·임대 접수를 받고 있어 맞물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8월 경기 남양주시 별내역에서 열린 '8호선 연장(별내선)' 개통식에서 주민들이 시승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양주 다산·별내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지역으로 꼽힙니다.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이편한세상자이 전용 84㎡ 이달 8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매도 호가는 9억9000만원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다산 롯데캐슬’ 전용 84㎡ 역시 이달 9억500만원에 거래돼 연초보다 4000만원 이상이 올랐습니다. 
 
남양주 다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15 대책 발표 이후 문의도 빗발치고 손님도 많이 와서 다산롯데캐슬 34평의 경우 최근 8억대는 다 빠졌다"면서 "8호선 개통 이후에 최근 분위기를 타면서 상승세는 금방 식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비규제지역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수요 기반과 공급 여건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결국 풍부한 유동자금 때문"이라면서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분당·강남과 인접하고 GTX 호재가 있는 동탄이나, 8호선 연장과 대중교통으로 송파·강동 접근성이 뛰어난 구리 등 정주 여건이 좋은 틈새 지역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 랩장은 "가격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의 주류를 형성할 만큼 활발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두더지 잡기식 규제지역 확대보다는 서울 도심 공급 확대 등 공급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 수요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호가를 바탕으로 계약 다수가 체결돼야 하므로 아직 동탄·구리 등 현재까지 일부 지역을 단순 풍선효과 발생 지역으로 보기는 제한적이며, 규제지역 추가 지정 우려 속에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풍선효과를 최소화하려면 지역 규제 대신 가격·금액 기준 규제나 대출 조정을 활용하고, 양도세 인하로 기존 주택의 유통 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홍연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