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악화에 고환율 장기화까지…도료업계 '한숨'

올해 부진에 이어 내년에도 회복 난망
착공 물량 없어…선박·자동차 덕에 KCC는 안도

입력 : 2025-10-22 오후 4:53:0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도료업계가 고환율과 건설 경기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업계의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는데요. 
 
22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고환율 기조가 현재까지 이어지며 업계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웃도는 현상은 올 초부터 2분기 초까지 계속되다 잠시 주춤했는데요. 4분기 들어 다시 1430원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며 또다시 위기감을 조성하는 모습입니다. 
 
원자재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도료업계의 경우 환율 변화에 민감합니다. 수입량이 많은 만큼 10~100원 정도의 환율 변동도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6개월 이상 고환율이 지속되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잠깐 고환율 현상이 나타날 때에는 기존 보유분이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지만 장기화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나마 코로나19 팬데믹 때 공급처를 다각화해놓은 덕에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 경기 역시 부진이 지속되는 중입니다. 도료업계에선 착공 물량이 곧 실적으로 이어집니다. 도료라는 마감재 특성상 착공 이후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준공 단계에서 도료 작업이 시작되는데요. 하지만 착공이 멈춘 지 오래된 데다 현재까지도 대규모 착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전망까지 어두운 상황입니다. 
 
또 다른 도료업계 관계자는 "도료업계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는 이미 포기한 상태"라며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까지 올라가면 아마 난리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착공 물량만 바라보며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만큼 도료업계는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원료 변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다만 공급처 다각화에 따른 즉각적인 효과는 제한적이고, 좀 더 저렴한 원료로 대체하려는 시도 역시 실제 상용화까지 연구,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한편 올해 2분기 도료업계는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 2분기 조광페인트(004910)의 매출액은 53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21.8% 줄었고, 47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강남제비스코(000860)의 2분기 매출액은 1616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8.8%, 45.0% 급감했습니다. 삼화페인트(000390)공업의 2분기 매출액은 177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보다 34.5% 줄었습니다. 노루페인트(090350)의 2분기 매출액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8%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KCC(002380) 도료 부문의 경우 자동차와 선박 도료가 선방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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