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도 트럼프도 마지막은 '시진핑'

한·중, 관계 복원 시험대…미·중, 무역 갈등 해소 변곡점

입력 : 2025-10-24 오후 5:35:30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마지막 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남을 갖습니다. 한·미 정상회의 이후 중국과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인데요. 이 대통령의 핵심 과제는 한·중 관계 복원이 될 전망입니다. 신냉전 기로에 선 트럼프 대통령에겐 시 주석과의 만남이 미·중 무역전쟁을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PEC서 미·중과 회담 등 '전방위 외교'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주요 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합니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인데요. 이 기간 21개 회원국 정상이 한국을 찾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국빈 방문' 형태로 한국을 찾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건 처음입니다. 위 실장은 "미국과는 역대 최단기간 내 정상 간 상호 방문을 완성했다"며 "중국 정상의 방한 역시 11년 만으로 한국과 중국 관계 복원의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APEC 주간 첫 일정으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 특별 연사로 참여합니다. 같은 날 오후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만찬을 갖습니다.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겁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의 관세 후속 협상이 최종 타결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30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처음 마주합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와 '셔틀외교'를 복원, 미래 지향적 협력 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내에서도 '여자 아베(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 불리며 영토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가진 인물로 분류되는데요. 이번 한·일 정상 간 만남에서 영유권 등은 정상회담 의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APEC 본회의 마지막 날인 11월1일에는 다음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 중국의 시 주석에게 의장직을 인계합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됩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안보, 기후변화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 실장은 "한국과 중국은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에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수요가 있다"며 "한반도 문제와 북한 등 여러 이슈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은 캐나다·싱가포르 정상과도 회담에 나섭니다. 
 
위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일정도 발표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26~27일(현지시간) 1박2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합니다. 그는 27일 캄보디아 훈 마넷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데요. 같은 날 오전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이어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과 아세안 국가 간 협력 강화를 표명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트럼프 2기 '첫 아시아' 순방…"중국 갈등 해소 목표"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섭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미·중 무역 갈등 해결과 아시아 동맹국과 안보 공조 강화라는 목표가 동시에 걸렸습니다. 그는 24일 밤(현지시간·말레이시아는 25일 낮)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을 출발, 26일 오전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곧바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진 뒤 아세안 정상 실무 만찬을 갖습니다.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으로 향해 2박3일 일정을 소화합니다. 일본 방문 이틀 차인 28일 다카이치 총리와 만나 미·일 정상회담에 나섭니다. 29일(한국시간)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으로 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30일 시 주석과 만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인데요. 미·중 정상의 이번 만남은 지난 2019년 일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입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희토류 및 관련 기술, 미국산 대두 구매와 수출 통제, 중국 선박 입항료 부과, 미국 기술의 중국 수출 통제 등 다양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시 주석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데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자신의 일정 마지막 날 시 주석을 만납니다. 이번 만남은 한·중 관계 복원을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중국에는 무역 갈등 해소 등 주요 현안의 향방을 가를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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