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상견례…과거사 대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41분 간 회담 진행…이 대통령, 일본 지방도시서 회담 제안

입력 : 2025-10-30 오후 8:29:42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도 "미래지향적 발전"을 언급하며 화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9일 만에 이뤄진 회담으로 약 41분간 진행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정말로 많은 공통점이 있다"면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해 나가면 이런 국내 문제들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얼마든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일의 깊은 인연을 재확인하고 미래로 이어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지난 6월 취임을 축하하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호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한·일 관계, 한·미·일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셔틀 외교'의 복원을 다시 약속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셔틀 외교 순서상 자신이 일본을 방문할 때라고 언급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곧 뵙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추후 정상회담 장소를 도쿄 대신 지방 도시로 제안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의 고별 회담을 부산에서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날 양국 정상의 첫 만남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 대변인은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정서적인 문제가 훨씬 민감한 부분인 것 같다는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대신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사와 경제 협력을 분리 대응하는 '투트랙 실용외교' 방침을 유지한 겁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관심을 가진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과 자매결연 도시인 가마쿠라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바둑알통을 선물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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