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리테일 급성장·CPS 발행에 '인가 청신호'

외평위 심사 통과 기대…리테일 확대가 경쟁력 부각
CPS 발행으로 자본지표 개선…우발부채 정상화 전망

입력 : 2025-11-26 오후 4:49:41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메리츠증권(008560)이 발행어음 인가 심사 국면에서 리테일 부문 급성장과 5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부담이 남아 있지만 '슈퍼365'를 기반으로 한 고객·예탁자산 확대와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가 인가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신용평가사 또한 CPS 발행이 자본 여력을 강화하고 우발부채 비율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날 발행어음 인가 여부를 가르는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심사를 받았습니다. 외평위에서 사업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금융감독원이 후속 실사 절차를 진행하고,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가 이어집니다. 당국의 공식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 체계입니다.
 
메리츠증권은 25일 5000억원 규모의 CPS 발행을 결정하며 자본 기반 강화에도 속도를 냈습니다. 이번 발행으로 자기자본은 기존 7조1917억원에서 7조6917억원으로 확대돼 '8조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에 한층 근접하게 됐습니다.
 
리테일 부문 성장세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IR 자료에 따르면 리테일 고객 수는 전년 3분기 16만6000명에서 올해 32만1000명으로 증가했고, 예탁자산(AUM)도 같은 기간 25조6000억원에서 41조9000억원으로 16조3000억원 늘었습니다.
 
메리츠증권(사진=메리츠증권)
 
PF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위험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올해 1분기 기준 21조8000억원이며 이 중 PF가 16조원 규모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 PF는 선순위 비중이 90% 이상으로 구성돼 있고, 지금까지 원금 손실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일반적인 우려 수준보다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PS 발행과 관련해서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도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요인"이라며 "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이 확대되고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전날 5000억원 규모의 CPS 발행을 결정했으며 이는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7조2000억원의 7.0%에 해당합니다.
 
이번 CPS는 메리츠금융지주가 투자자에게 풋옵션을 제공해 최종 상환 의무를 보증하는 구조로, 메리츠증권 입장에서는 사실상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내 자본 기반 확충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영업용순자본이 확대되면서 순자본비율(NCR)과 조정순자본비율이 각각 1353.6%에서 1555.2%로, 150.0%에서 156.9%로 상승하는 등 제반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발부채 축소 효과도 기대됩니다. 우발부채 감축 계획을 반영하면 CPS 발행 이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약 92.5%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 책임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2020년 이후 우발부채 비율을 꾸준히 100% 미만으로 관리해왔지만, 올해 들어 PF 확약 증가와 일시적인 기업금융(LOC) 발급 영향이 겹치며 156.3%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LOC가 소멸한 가운데, 회사가 연말까지 우발부채를 6조9000억원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만큼 관련 지표는 다시 안정 구간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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