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의 힘…재계, 소액주주와도 소통

한화·LS, 주주 대상 IR 개최
3차 상법개정안 21일 심사
주주가치 제고·지배구조 재편

입력 : 2026-01-20 오후 3:10:3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개인주주를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IR)를 잇따라 열고 있습니다. 그간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큰손’들의 전유물이었던 IR 문턱을 대폭 낮춘 것입니다. 이는 주주 충실의무를 강화한 ‘상법 개정안’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로 소액주주의 권한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개인 투자자를 핵심 파트너로 인정하고,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잡음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는 오는 21일 개인주주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기업설명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IR은 한화가 추진 중인 인적 분할이 어떻게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지를 직접 설명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안책 모색 없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인적 분할’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실질적인 이해관계자인 개인주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 방산과 조선·해양, 에너지와 금융을 존속법인에 남기고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부문 계열사는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분할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사업군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방침입니다.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당근책도 제시됐습니다. 한화는 임직원 성과보상분(RSU)을 제외한 자사주 445만주 전량을 소각하는 한편 △독립적 감사지원부서 설치 △배당정책 및 실시 계획 연1회 이상 공고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주주제안 관련 권리 및 절차의 홈페이지 안내 검토 등을 통해 지배구조 선진화도 꾀할 계획입니다.
 
LS그룹의 행보는 더욱 파격적입니다. 미국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추진 중인 LS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별도 주식 배정’이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는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현재 LS는 관계부처와 별도 주식 배정에 대해 협의 중인 상태입니다. 지난해 3월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계열사 중복상장에 대한 투자자들 우려를 묻는 질문에 “문제라고 생각하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발언했던 것을 고려하면 입장을 선회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LS는 이달 중 2차 IR을 통해 구체적인 밸류업 정책 등 추가 주주 환원책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LG전자는 지난해 말 경영진 보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보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AI토탈 솔루션 기업인 가온그룹은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한 IR 행사와 콘텐츠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상법 개정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를 담은 1차 상법개정안과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분리 선출 감사위원 수 확대 등을 골자로 한 2차 상법 개정안이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 데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까지 입법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3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해 심사할 예정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단순화와 경영 투명성 확보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와 소수주주권은 주주 간의 이해 상충 발생 해소와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견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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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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