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상승기류를 타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1분기에만 40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삼성전자의 유례없는 실적 고공행진으로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KB증권은 12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HBM4. (사진=삼성전자)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2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6조7000억원) 대비 6배, 직전 분기(20조1000억원)보다 약 2배 늘어난 40조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40조300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 컨센서스(35조4175억원, 에프엔가이드 기준)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 같은 전망은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KB증권은 1분기 D램과 낸드(NAND)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51%, 4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요가 여전히 강한 만큼 단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메모리 호조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81조원에서 239조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등 여러 최종 시장에서 수요가 특별히 강하지 않음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AI 서버 수요가 메모리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지난달 HBM4를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가속기를 잇따라 출시하는 가운데 HBM4가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HBM 공급 확대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나아가 AI가 실제 행동하는 로봇·자율주행 등 ‘피지컬 AI’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추론 AI와 피지컬 AI의 확산은 로봇·자율주행 등 다양한 엣지 디바이스의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물량은 2027년까지 사실상 완판된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2030년까지 목표로 한 5년 장기공급계약(LTA) 논의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통상 반도체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은 2년을 넘기지 못했는데, 이번 슈퍼 사이클이 이전 사례들보다 길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슈퍼 사이클이라고는 하지만 몇몇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로 인한 것인 만큼, 해당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그 타이밍을 잘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