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3년7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해수부 신입 1호' 청년, 황종우
해수장관으로 왔지만 '높은 파고'
긴박한 현안부터 산적한 과제들
중동 사태 첫 일정…수산·어촌 첫 일성
'복합적 과제 동시에 풀어낼 정책 능력 요구"

입력 : 2026-03-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 당시, 기존 수산청·해운항만청 등에서 통합된 인력을 제외한 '해수부 신입 1호' 청년. 30년의 세월을 돌아 부처의 수장인 제25대 황종우 해수부 장관으로 돌아왔지만 시대적 파고는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가파릅니다. 취임과 동시에 첫 일정으로 중동 전쟁 상황을 점검하는 등 선박·선원 안전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지시한 것도 긴박한 현안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3년7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첫인사로 꺼냈지만, 과거 정책 과제 위로 다시 올라선 연속선에 가깝습니다. 그가 몸담았던 2022년 7월 말 산재했던 수산 인구 감소, 어촌 고령화, 해운산업의 구조 변화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취임사를 통해 해수부가 풀어가야 할 숙제 중 우선 과제로 꼽은 분야는 '수산과 어촌'입니다. 황 신임 장관은 지난 30년간 어가 인구가 70% 넘게 줄어든 현실을 토로하며 가장 안타깝다는 성찰을 내비쳤습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25일 해수부 부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30년간 어가 인구가 70% 넘게 줄어든 현실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사진=해양수산부)
 
황 장관은 "(취임사) 첫 번째 부분에서 수산이 제일 먼저 나온 것은 30년이란 세월을 돌이켜보니 현안으로 안타까운 게 어가 인구가 70% 넘게 줄어든 것"이라며 "우리가 잘했다면 그만큼 줄지 않았을 걸 그 마음이 첫 번째로 들었다. 제가 있는 동안 다시 올 수 있는 기반은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해서 제일 먼저 넣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수산, 어촌 구조 전반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수산업 생산 단계의 재구조화, 어선 감축과 현대화, 양식업 디지털 전환, 어촌 경쟁력까지 아우르는 '혁신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산과 어촌 문제는 국회에서도 단골 주제입니다. 그만큼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류비 상승이 지적됐습니다. 어업 경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그 출발점입니다. 특히 서삼석 민주당 의원은 "유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업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면세유 확대와 가격 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도서 지역 교통과 직결된 여객선 문제도 현안 과제로 지목됩니다. 유가 상승으로 운항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섬 주민의 이동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논의돼 온 여객선 공영제는 10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등 미해결 과제로 남습니다. 이처럼 해운, 수산의 큰 틀 속에 실제 현장은 유류비·지역 균형·생활 인프라 등 보다 구체적인 문제들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는 겁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25일 취임식 후 첫 일정으로 해수부 재난영상회의실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원·선박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황 장관이 '사라져가는 공동체'에 대한 안타까운 속마음을 전했지만 동시에 더 넓은 지도를 그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말에는 대통령의 의지뿐 아니라 오랜 공직 경험에서 축적된 위기의식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부산·울산·경남을 축으로 한 새로운 성장 구상인 '해양수도권'이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으로 궤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해양수도권 구상이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단일 거점 육성이 아닌 전국 해양수산 정책을 견인하는 '핵심축'을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해운·항만·금융·행정 기능을 집적해 경쟁력을 높이되, 이를 기반으로 수산·관광·어촌 개발 등은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겁니다. 그는 "전국 각지의 해양수산 현장을 더 자주 찾아 의견을 듣겠다"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역 간 균형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습니다.
 
더욱이 동남권의 해양수도권 육성과 진해신항의 스마트 항만 개발은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거점 구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항로 중심의 물류 체계에서 한 단계 확장된 전략으로 해운·항만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해상 물류 질서 변화에 대비한 핵심 인프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 선상에서 HMM 이전 여부는 가장 민감한 현안 과제입니다. HMM은 세계 8위의 국적 선사로서 상징성이 큰 기업이나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황종우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25일 해수부 부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HMM이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오가 가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에 경영진이 판단해야 한다"며 "해수부가 지원을 약속하면 교섭에 도움 되지 않을까 싶어 지원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황 장관이 밝힌 입장은 사실상 '퍼실리테이터(facilitation)'에 가깝습니다. 즉, 실질적인 '조력자' 역할을 의미하듯 "HMM의 경우 부산에 내려온다. 진짜 해양수도가 되는구나. 긍정적·희망적 메시지라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민간기업이지 않나. 우리가 오라 가라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경영진이 판단하고 교섭요구권에 따라 노사가 교섭하는 단계니까 잘 협의해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우린 어떤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하면 교섭에 더 도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지원 방안 생각하고 있다. 제안했을 때 노사가 잘 받아들여 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양 유관·공공기관들의 추가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단순한 행정 명령이 아닌 '전략적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공기관 이전하려면 우리가 어떤 걸 지원해야 한다는 지원 방안을 제시해야 공공기관장이나 노조에서 판단해 줄 것"이라며 재정당국·지자체와 실효성 있는 지원 패키지를 협의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더욱이 지원 방안과 노사 공감대로 본격적인 이전 로드맵을 그릴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속도감 있는 추진뿐만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 구성원의 신뢰 확보를 중시하는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해운·물류와 국가안보가 결합된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대외적 최우선 과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원 178명의 안전 확보입니다. 더욱이 보험료가 5배 폭등하고 식료품 가격이 치솟는 점도 인사청문회 때 지목된 사항입니다. 
 
지난 6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운의 경우 유사시 국가 경제의 동력인 에너지와 전략 물자를 안정적으로 수송할 '전략 상선대' 구축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결국 황 장관이 마주한 과제는 해수부 단독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경청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원칙이 정책 시험대로만 머물러선 안 될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임기 초기부터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정책 능력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퇴직 공직자(OB)는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그의 고집은 분명했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자연스러운 집적화를 유도하는 특유의 실용주의적 면모가 늘 돋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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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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