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차기 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경제 리셋'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성장동력 찾기'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거듭하는 불확실성의 증대에 따라 4·5월 내수·수출의 동반 하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도 본격적인 하락세를 맞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특히 낙폭이 커지는 두 자릿수 하락 전망까지 나옵니다. 정부는 경제안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역안보연구회 등 전략 모색과 통상 리스크 대응·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내놓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 및 국가난제 극복의 혁신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20일 산업연구원(KIET)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PSI·Professional Survey Index)' 결과를 보면, 4·5월 내수·수출 동반 하락이 예상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내수·수출 쌍끌이 하락 예상
20일 산업연구원(KIET)의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PSI·Professional Survey Index)' 결과를 보면, 이달 제조업 업황 PSI는 기준치 100을 하회한 80으로 '악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PSI는 100을 기준치로 200에 가까울수록 '개선'을 말하지만 기준치를 하회하면 '악화'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내수·수출 동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올해 표면적인 월간 수출액 보면, 올 1월 감소 후 지난달까지 두 달간 증가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4월 전망은 내수가 기준치를 여전히 하회하는 80수준에서 수출(79)·생산(84)도 100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투자(80)와 채산성(83)도 5개월 연속 하회하는 등 제조업의 4월 업황 PSI가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부문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87을 비롯해 기계(85)·소재부문(74)이 전월과 달리 기준치(100)를 동반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월 기준치 동반 상회 후 두 달 만에 기준을 밑도는 하회치입니다.
전월 대비로는 소재부문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인 -34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ICT부문(-29포인트)과 기계부문(-17포인트)도 두 자릿수 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4월 악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5월 업황 전망 PSI는 내수·수출의 두 자릿수 하락세를 예견하고 있습니다. 낙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욱이 내수(81)보다 수출(65) 하락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생산의 경우도 100을 상당폭 하회하는 79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투자(80)와 채산성(71) 예측의 추가 하락세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5월 업황 전망을 보면, 석 달 만에 기준치를 하회한 ICT부문(74)은 전월 대비 35포인트 낙폭을 전망했습니다. 기준치를 거듭 밑도는 소재부문(69), 기계부문(67)도 각각 -34포인트, -22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즉, 두 자릿수 하락세가 커지는 등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종별로는 4·5월 모두 반도체를 제외하곤 나머지 대부분 업종에서 악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달 바이오·헬스, 가전, 휴대전화, 철강 등 다수 업종이 100을 밑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5월 업황 전망 PSI에서도 가전, 휴대전화, 자동차, 섬유 등 나머지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를 하회했습니다.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월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체적 액션·국가난제 혁신전략 절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예상한 노무라 측은 상호관세 유예나 상호관세 인하 등이 추진돼도 미·중 고율관세 전쟁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경기둔화 리스크를 크게 줄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권보경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은 전략적인 접근법 채택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장기 로드맵 수립, 데이터 인프라 및 AI 인재 육성에 투자하고 AI와 협업하는 조직 문화 구축을 위한 변화 관리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의 지속 가능성은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달려 있다. AI와 협력하며 변화를 수용하고 개인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조직은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생성형 AI 시대에 번영할 수 있다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해하고 선도하는 능력은 AI가 주도하는 미래에서 기업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일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규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 신통상전략팀장은 디지털 무역협정 로드맵 구상과 구체화, 규제·제도(데이터 규제·지재권·경쟁정책 등) 변화, 디지털 분야의 국내 보완대책 등으로 구분해 정책 시사점을 제언했습니다.
그는 "외부 압력에 밀려 통상 현안을 검토하거나 단기 디지털 통상 현안을 둘러싼 세부 논의와 쟁점에 매몰되기보다는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데이터 규제·경쟁·지재권·디지털 기술 발전 등의 변화를 예상하면서 장기 안목과 통찰을 통해 정책을 결정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디지털 무역협정 로드맵을 진지하게 구상하고 로드맵을 채워나가는 디지털 무역협정 추진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데이터 국외 이전, 보안인증 정책, 경쟁정책, 지재권 정책 등을 포함한 국내 디지털 규제·법·제도·관행 등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국내 논의 과정에 '숲'을 보려는 노력 이외에도 규제 변화에 따라 피해를 입는 기업과 산업에 대한 구제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역동적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한계기업 난제'를 언급하며 "한계기업을 선별·관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관한 설명 제시와 함께 선별·관리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대한 방안·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거버넌스 차원의 대안을 넘어 실제 한계기업의 정상화 전략·탈출 방안이 제시되기를 희망한다"며 "국가난제를 질병이라 생각했을 때 진단·결과·치료 중심의 내용 제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1월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