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 퍼플렉시티가 잇달아 브라우저와 에이전트를 결합해 선보이면서 검색 시장 경쟁이 뜨겁습니다. 국내 시장에선 네이버가 한국어·로컬 데이터 최적화와 인공지능(AI) 검색 고도화로 글로벌 공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픈AI는 21일(현지시간) '챗GPT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AI 브라우저 시장에 본격 진입했습니다. 기존 생성형 AI 챗봇이 화면 옆에서 답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아틀라스는 브라우저 자체에 챗GPT를 통합했습니다. 이를 통해 웹페이지를 넘나들며 정보를 요약하고 이전 대화·방문 기록을 기억해 작업 기반 지시까지 수행합니다.
앞서 MS는 엣지에 '코파일럿 모드'를 넣어 탭 비교·문서 변환·음성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구글은 검색 점유율 1위 크롬에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넣어 검색 결과 요약부터 캘린더, 유튜브·지도 서비스 등을 통합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브라우저 '코멧'을 출시하고 페이지 요약·탐색 자동화 기능으로 사용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브라우저는 사용자 행동·검색·결제·기록이 모두 모이는 첫 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를 통해 이 영역을 선점해 검색엔진보다 더 앞 단계에서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행동까지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AI 브라우저는 광고·검색 시장뿐 아니라 결제·쇼핑·생산성 도구 시장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한국 검색 시장은 구글 중심의 글로벌 시장과 다릅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10월 기준 검색 트래픽 점유율은 네이버(
NAVER(035420)) 64.4%, 구글 29.1%, 다음 2.8%, MS 빙 2.6%입니다. 또한 한국은 검색이 단순 정보 탐색이 아니라 이미 쇼핑·결제·예약·네비게이션 등 생활형 플랫폼과 연결돼 있습니다.
다만 네이버 역시 기존 검색창을 AI 기반 브라우징 경험으로 확장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현재 네이버는 AI 검색 실험을 공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생성형 검색 '큐' 베타 서비스, AI 기반 검색 흐름 콘텐츠 '서치피드', 이미지 기반 쇼핑 연결 '스마트렌즈', 검색 결과 요약 및 콘텐츠 추천 'AI 브리핑'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강점으로 한국 생활형 데이터를 꼽습니다. 한국어 기반의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는 한국 문화·지역·일상 생활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데이터는 검색·클라우드·AI를 모두 수행할 수 있든 풀스택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까다로운 한국 사용자들에게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야후가 과거 우리나라에서 90%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술 팀이 캘리포니아에 있다 보니 사용자 요구에 대응하는 게 빨리 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빠른 대응은 글로벌 기업이 하기 어려운 영역인데 네이버는 사용자 요구를 즉각 반영할 수 있고 이미 한국어 기반 데이터를 다량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 인공지능 기반 웹 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